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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2025 성남아트센터 미리보기] 새로운 예술이 펼쳐지는 곳, 성남
2005년 개관 이후 지역과 세계를 보듬는 화제의 기획으로 예술의 소프트파워를 보여 준 성남아트센터가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이한다. 세계 최정상 예술가들의 단독·화제의 공연, 긴 시간 사랑받아 온 브랜드 공연 시리즈와 기획 콘텐츠가 20년의 탄탄한 역사 위에 펼쳐진다. 글 남소연 성남문화재단 소통전략부 과장   무용의 미래, 성남에서 만나다 지난해 안무가 보티스 세바와 파 프롬 더 놈(FFTN)의 <블랙독(BLKDOG)>으로 동시대 힙합 춤의 현주소를 보여 준 성남아트센터가 올해 또 하나의 화제작을 준비했다. 세계 정상의 현대무용 안무가로 꼽히는 호페쉬 쉑터(Hofesh Shechter)가 이끄는 호페쉬 쉑터 컴퍼니의 <꿈의 극장(Theatre of Dreams)>이 3월 14~15일 이틀간 성남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으로 선보인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문화 올림피아드의 일환으로 성남아트센터를 포함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캐나다 등 유럽과 북미 주요 극장들이 공동제작에 참여해 탄생한 화제작이다. 6월 27일 파리에서 세계 초연, 이후 런던 새들러스 웰스 등 유럽 주요 무대에서 극찬받은 이 작품을 드디어 성남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나 자신과 사람들에게 삶의 다양한 감정을 일깨우고 질문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의 실제 삶에서는 막상 느낄 기회가 적지만 무대 위에서는 다양하게 다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던 호페쉬 쉑터의 말처럼, 창의적이고 강력한 에너지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작품을 통해 이전에 만나지 못한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안무가와 록 스타의 카리스마에 영화감독의 감각까지 더한 창작자’라는 언론의 평처럼, 무용 작업뿐 아니라 영상과 영화, 연극 연출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활약으로 창작 작업의 정점에 선 쉑터가 빚어낸 눈부신 예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11월 8일(토)~9일(일) 오페라하우스에서는 드레스덴 프랑크푸르트 댄스 컴퍼니가 선보이는 윌리엄 포사이스의 신작 그리고 를 더블빌 무대로 만날 수 있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이 후원하는 현대무용 프로젝트 ‘댄스 리플렉션’의 일환으로, 포사이스의 작품은 올해 5월 세계 초연 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최신작이다. 호페쉬 쉑터의 <꿈의 극장> ©Tom Visser   놓칠 수 없는 거장의 무대 바리톤 크리스티안 게르하허는 드디어 3월 9일, 처음으로 한국 무대를 찾는다. 영국의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나고 매력적인 가곡 가수’라고 극찬한 게르하허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담백하고 섬세한 해석, 정제된 연주로 탁월한 무대를 선보여 왔다. 알반베르크 <보체크>, 바그너 <탄호이저>, 모차르트 <돈 조반니> <마술피리> 등 오페라 무대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한편, 2013/14 시즌에는 성악가 최초로 베를린필 상주음악가로 활동하는 등 명실상부한 우리 시대의 바리톤이다. 특히 2017년부터 3년 동안 무려 300여 곡에 달하는 슈만의 가곡을 녹음, 독일 리트의 최고 해석자다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월 9일(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첫 내한 리사이틀 역시 슈만에 대한 게르하허의 애정과 깊이를 증명하듯, <아이헨도르프 시에 의한 리더 크라이스, Op. 39> <다섯 개의 노래> 등 온전히 슈만의 작품으로만 꾸민다. 한 명의 예술가가 일생을 헌신해 온 슈만 가곡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무대라는 점에서 성악 애호가들의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함께 내한할 피아니스트 게롤트 후버는 게르하허와 슈만 가곡 녹음은 물론 후고 볼프와 브람스 등, 수십년 동안 다양한 레코딩과 공연으로 최상의 호흡을 맞춰 온 동반자다. 밀도 높은 음악적 호흡으로 긴 세월 무르익은 후버와 게르하허의 앙상블을 기대해도 좋다. 바리톤 크리스티안 게르하허   5월 31일(토)에는 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수석지휘자 야쿠프 흐루샤(Jakub Hr ša)가 성남을 찾는다. 일찍이 20대 시절부터 체코 출신의 거장 지휘자 이르지 벨로흘라베크의 뒤를 이을 차세대 지휘자로 꼽혀 온 흐루샤는 체코 필하모닉 수석지휘자를 거쳐 2016년부터 밤베르크 심포니를 이끌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영국 로열 오페라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는 등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더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스메타나의 오페라 <두 과부> 서곡,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과 브람스 교향곡 1번을 들려준다. 협연은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활약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맡는다. 김봄소리는 2021년 한국인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최초로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2023년에는 영국 BBC 프롬스 무대에 성공리에 데뷔하는 등 날로 커져 가는 스타성을 입증하고 있다. 이번 성남아트센터 무대는 김봄소리가 BBC 프롬스 무대에서 들려준 브루흐 협주곡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될 것이다.   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 ©Martin Lenhard   6월 15일(일)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이 기다린다. 조성진은 2025년 라벨 탄생 150주년 기념 음반 발매와 더불어 올 한 해에도 세계 곳곳의 뜨거운 러브콜에 화답하고 있다. 빈 콘체르트하우스 독주회를 시작으로 2월과 3월 카네기홀,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연주 등 미국과 유럽에서 투어를 진행하며, 성남아트센터 무대에서는 리스트, 베토벤, 버르토크, 브람스 등 고전과 낭만을 오가는 레퍼토리로 더욱 원숙해진 예술 세계를 선보인다.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어느덧 10년, 세월만큼 깊이를 더해 가는 조성진만의 음악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Ben Wolf   소프라노 조수미는 6월 21일(토), 자신의 이름을 건 국제 콩쿠르 수상자들과 함께하는 갈라 콘서트 <조수미 & 위너스>로 찾아온다. 젊은 성악가들의 발굴과 육성, 교류에 진심이었던 조수미의 숙원은 지난해 7월 프랑스 루아르 지방에서 열린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로 현실화되었고, 세계 47개국에서 500여 명의 성악가들이 지원하며 성황을 이뤘다. 이번 공연은 미래 오페라 무대의 주역들인 1회 콩쿠르 수상자들의 갈라 공연이다. 우승자인 중국의 신예 바리톤 지하오 리, 2위에 오른 루마니아 출신 테너 제오르제 이오누트 비르반, 3위 수상자인 테너 이기업 등이 출연한다. 조수미가 선택한 신예들의 반짝이는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성남 원도심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랜드마크인 성남아트리움은 2025년에도 ‘성남아트리움 클래식 시리즈’로 전문 클래식 공연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전망이다. 지난해 작곡가 시리즈로 베토벤의 음악을 탐구한 데 이어, 올해에는 모차르트의 걸작들을 집중 조명한다. 4월 10일(목)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백건우와 모차르트’를 시작으로 5월 15일(목) <모차르트 I>에서는 김성진이 지휘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6월 28일(토) <모차르트 II>에서는 최희준 지휘자와 경기필하모닉 그리고 바이올리스트 김동현이 들려주는 모차르트 교향곡과 바이올린 협주곡을 감상할 수 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 첼리스트 김두민은 7월 6일(일) <손열음 & 고잉홈 프로젝트>로 2025년 탄생 150주년을 맞은 라벨의 실내악을 탐구하고,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이 드보르자크의 현악 5중주로 9월 20일(토) 가을의 문을 연다. 피아니스트 신창용은 바흐와 슈베르트로 꾸민 리사이틀로 11월 20일(목) 성남아트리움을 찾아온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12월 20일(토) <선물> 무대로 아트리움 클래식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Jinsoo Lee   삶의 마지막을 비추는 가슴 벅찬 기록 2024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최우수작품상에 빛나는 연극 <러브 비욘드>는 11월 28일(금)~30일(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국내 초연으로 만날 수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청각장애 노인 해리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와 과거, 기억과 상실, 연결과 단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작품은 실제 청각장애인 배우이자 연극 제작자인 라메쉬 메이야판(Ramesh Meyyappan)이 대본과 연기를 책임지며 드라마에 놀라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언어와의 접촉을 잃어 가며 사랑과 기억이 사라져 가는 상황 속에서도 결국은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은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탁월한 연기와 연출로 풀어낸다. 작품은 영국 수어와 시각 언어, 구어 대화가 자막 없이 진행, 청각장애인과 청인 관객 모두에게 동등한 소통의 경험을 선사한다. “언어를 초월하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와 아이디어를 담은 이야기를 만든다”는 메이야판의 철학처럼, ‘시각적’인 연극 어휘와 내러티브의 확장에 집중해 온 작업의 결과를 진한 감동으로 마주할 수 있다.   이유 있는 인기, 브랜드 콘서트 올해로 20번째 시즌을 맞은 성남아트센터의 대표 브랜드 공연 <마티네 콘서트>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라는 주제 아래 오스트리아 출신, 또 오스트리아와 인연이 깊었던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마티네 콘서트의 해설자로 진행과 연주 모두 진심을 담아내는 피아니스트 김태형, 오랫동안 마티네 콘서트와 함께한 수준 높은 관객들의 음악적 취향을 반영한 프로그램,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의 면면은 성남아트센터 마티네만의 경쟁력이다. 3월부터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음악이 그려낼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연극을 단돈 1만 원에 감상할 수 있는 <연극만원> 시리즈는 티켓 오픈 즉시 매진을 기록하는 성남아트센터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뜨거운 여름>(3월 7~9일), <바스커빌: 셜록 홈즈 미스터리>(4월 11~13일), <톡톡>(5월 16~18일), <고요한, 미행>(6월 27~29일), <수상한 집주인>(8월 22~24일)까지 5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국내외 유명 발레단에서 활동 중인 무용수들이 아름다운 갈라 무대를 펼치는 <2025 발레스타즈>(7월 26~27일), 주말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야외 음악 축제 <파크 콘서트>와 <피크닉 콘서트> 그리고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뮤직 페스타>가 5월부터 9월까지 분당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을 비롯한 성남 곳곳으로 시민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연극 <러브 비욘드>        
SPECIAL
[미리보기] 호페쉬 쉑터의 <꿈의 극장>: 강렬하고 짜릿하게, 꿈과 현실의 경계를 거닐다
‘현대무용계 록 스타’. 호페쉬 쉑터를 부르는 말이다. 2015년 브릭스톤아카데미에서 열광하는 관객과 함께 <폴리티컬 마더(Political Mother)>를 선보이며 가장 큰 성공 중 하나를 거둔 후, 이 별명이 굳어졌다. 브릭스톤아카데미는 밥 딜런, 롤링스톤스, 콜드플레이 등이 찾았던 런던의 대표적 음악 공연장이다. 대중적 인기와 평단의 인정을 고루 거머쥔 안무가 겸 작곡가 호페쉬 쉑터. 최근 영화감독으로도 성과를 얻은 육각형 예술가의 신작이 3월 14일과 15일 성남아트센터를 찾는다. 글 윤대성 월간 <댄스포럼> 편집장 ©Tom Visser   호페쉬 쉑터의 <꿈의 극장>은 2024년 6월 27일부터 7월 17일까지 파리시립극장에서 초연을 가진 뒤 투어 공연을 시작했다. 네덜란드, 영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 룩셈부르크, 독일, 호주 등에서의 공연 일정이 2025년 10월까지 촘촘하게 들어찬 가운데, 성남아트센터에서 3월 14일과 15일 국내 관객을 만난다.   본능을 일깨우는 꿈과 무의식의 세계 <꿈의 극장>은 전화위복의 대명사다. 작곡까지 직접 하는 호페쉬 쉑터에게 노트북은 한 몸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차에 둔 노트북을 누군가 훔쳐가면서 <꿈의 극장>의 모든 음악과 안무 영상이 사라져 버렸다. 무려 4개월이나 작업했는데…! 예전 결과물을 자신이 그다지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은 나중에 깨달았지만, 생각이고 뭐고 당시엔 새롭게 만드는 것 외에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꿈의 극장>은 지난여름 파리시립극장에서 무려 3주간 세계 초연을 가졌다. <가디언>지 평론가 린지 윈십에 따르면 공연 후 파리시립극장 앞 풍경은 상당히 이색적이었다. 극장 밖으로 나오는 쉑터에게 흥분한 인파가 주목하고, 몇 사람은 <꿈의 극장> 프로그램북을 꼭 쥐고 그의 사인을 기다렸다. 현대무용계에 몇 없는 유명인사의 면모가 재현됐다. 초연을 본 후 감격에 겨운 어느 관객은 음악 스태프를 찾아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겠다”고 했다. 관객의 마음을 강하게 움직이는 작품이 된 것이다. 쉑터의 작품 세계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본능’이다. 린지 윈십은 <꿈의 극장>을 “당신을 물리적으로 움직이고, 멱살을 잡고, 소용돌이 속으로 끌어당기려는 춤”이라고 표현했다. 작품은 열리고 닫히길 반복하는 ‘커튼’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여행하며 꿈나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감상을 안긴다. 관람 행위, 극장의 관습, 꿈, 기억, 창작 과정 자체 등 다양한 주제를 옮겨 다니면서 때로는 악몽 같은 파편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변화무쌍한 춤을 견인하는 것은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이다. 좌석이 진동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렬한 핑크 플로이드 스타일 비트부터 여유로운 삼바와 살사, 올드 팝 ‘I Remember’까지 매우 다채롭다. 라이브 밴드의 연주도 백미지만, 닉 드레이크의 어머니 몰리 드레이크가 만든 ‘I Remember’는 또 다른 울림을 준다. “우리가 ‘우리’라고 생각했을 때, 하지만 우리는 ‘너와 나’였다”란 그녀의 가사처럼, 공연 안에는 눈을 사로잡는 폭발적 군무뿐 아니라 홀로 스쳐 가는 외로운 존재들이 있다. 영화 같은 미장센을 만드는 톰 비서(Tom Visser)의 조명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안무가와 함께 공간의 창조주가 되어 빛을 조각하는 그는, 때로는 공기가 두꺼워지는 것 같은 감각을 안기고, 때로는 따뜻한 빨간색으로 무대를 덧칠했다가 푸르스름한 녹색으로 생명력을 앗아 가기도 한다. ©Todd MacDonald   춤, 음악, 영화를 섭렵한 육각형 예술가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호페쉬 쉑터(Hofesh Shechter)는 이스라엘 출신의 안무가 겸 작곡가, 영화감독이다. 예루살렘예술원을 졸업하고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바체바무용단에 들어갔지 만, 드럼과 퍼커션을 시작한 뒤로 음악 공부를 위한 프랑스 파리행을 택했다. 영국에 처음 갔을 때에도 그는 밴드에서 드럼을 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3년 첫 안무작을 기점으로 인생이 달라진다. 직접 음악까지 맡은 작품 <파편Fragments>(2003)을 선보인 그는 단번에 영국 신진 안무가의 산실 더플레이스(The Place)로부터 새로운 작품을 위촉받는다. 당시 <컬트Cult>(2004)는 관객 심사로 선정되는 다섯 개 작품 중 최고상을 차지했고, 그는 더플레이스 협력예술가 2004-2006에 선정되며 예술계의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영국 최고의 실력자 반열에 오른 건 이후 발표한 <반란(Uprising)>(2006)과 <당신들의 방에서(In Your Room)>(2007) 덕분이다. 두 작품을 한데 묶어 투어하던 호페쉬 쉑터는 후자로 영국평론가협회 최우수안무상을 받는다. 이는 그의 이름을 국경을 넘어 각인시킨 공연이기도 하다. 미국 최고령 현대무용 축제 제이콥스필로댄스페스티벌을 찾았을 때, 뉴욕타임스 무용평론가 로슬린 술카스는 “호페쉬 쉑터, 기억해야 할 이름”이라는 평을 썼다. 메가 히트작 <폴리티컬 마더>(2010)는 드러머로 활동할 당시 록 스타가 되고 싶었다는 그의 꿈이 현대무용과 만난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도 각광을 받은 이 작품은 격렬한 타성과 눈부신 조명을 타고 춤의 원초적 힘을 폭발적으로 쏟아 냈다. 당시 내한 공연의 안내 방송이 “공연 중 전화기를 켜 두셔도 됩니다. 어차피 안 들리실 테니까요!”일 정도였다. 30대 중반의 청년은 이 작품을 계기로 세계적 안무가의 반열에 올랐다. 안무가의 위상은 작품을 의뢰한 무용단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세계 최정상 현대무용단 ‘네덜란드댄스시어터1’부터 발레로 이름 높은 파리오페라발레단, 영국 로열발레단 등이 호페쉬 쉑터가 마흔을 갓 넘긴 2010년대 중반부터 그의 기존 안무작을 수용했다. 곧이어 신작을 의뢰하며 지속적 관계를 쌓기 시작했는데, 특히 파리오페라발레단은 올 6월에도 그와 함께 전막 길이의 초연을 앞두고 있다. 쉑터는 런던 공연장 새들러스 웰스의 협력예술가도 맡고 있다. 특히 영국 문화예술에 기여한 공로로 2018년 대영제국훈장 4등급(OBE)을 받았는데, 국내 걸그룹 블랙핑크가 2023년 받은 MBE보다 한 단계 높다. 최근에는 코로나 기간 직접 연출·안무·작곡·촬영한 <폴리티컬 마더: 더 파이널 컷>(2021)으로 영화감독으로의 행보 역시 확장하고 있다. 국내 월간 <댄스포럼>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차진엽, 김예지가 몸담은 무용단 2008년 창단한 호페쉬 쉑터 컴퍼니는 영국남부 해안 도시 브라이튼에 위치한 브라이튼 돔Brighton Dome의 상주 예술단체이다. 정식 창단 전, 현대무용가 차진엽이 몸담으면서 쉑터의 첫 작품 <파편> 듀엣(출연 차진엽·호페쉬 쉑터)으로 일찍이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차진엽은 곧 한국으로 돌아와 안무 활동을 시작했지만, 또 다른 한국인 단원 김예지는 입단 10년을 넘긴 고참 단원이자 리허설 어시스턴트로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 무용단은 앞서 언급한 작품들을 비롯해 (2009) (2013) (2015) (2017) (2021) 등의 레퍼토리를 보유 중이다. 2018년엔 차세대 무용수로 구성된 주니어 무용단 ‘쉑터Ⅱ’도 생겨났다. 이들을 위한 작품은 (2018) (2022) (2024) 등이다.   호페쉬 쉑터의 <꿈의 극장>은 3월 14~15일 양일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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