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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성남아트센터 미리보기] 새로운 예술이 펼쳐지는 곳, 성남
2005년 개관 이후 지역과 세계를 보듬는 화제의 기획으로 예술의 소프트파워를 보여 준 성남아트센터가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이한다. 세계 최정상 예술가들의 단독·화제의 공연, 긴 시간 사랑받아 온 브랜드 공연 시리즈와 기획 콘텐츠가 20년의 탄탄한 역사 위에 펼쳐진다. 글 남소연 성남문화재단 소통전략부 과장 무용의 미래, 성남에서 만나다 지난해 안무가 보티스 세바와 파 프롬 더 놈(FFTN)의 <블랙독(BLKDOG)>으로 동시대 힙합 춤의 현주소를 보여 준 성남아트센터가 올해 또 하나의 화제작을 준비했다. 세계 정상의 현대무용 안무가로 꼽히는 호페쉬 쉑터(Hofesh Shechter)가 이끄는 호페쉬 쉑터 컴퍼니의 <꿈의 극장(Theatre of Dreams)>이 3월 14~15일 이틀간 성남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으로 선보인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문화 올림피아드의 일환으로 성남아트센터를 포함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캐나다 등 유럽과 북미 주요 극장들이 공동제작에 참여해 탄생한 화제작이다. 6월 27일 파리에서 세계 초연, 이후 런던 새들러스 웰스 등 유럽 주요 무대에서 극찬받은 이 작품을 드디어 성남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나 자신과 사람들에게 삶의 다양한 감정을 일깨우고 질문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의 실제 삶에서는 막상 느낄 기회가 적지만 무대 위에서는 다양하게 다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던 호페쉬 쉑터의 말처럼, 창의적이고 강력한 에너지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작품을 통해 이전에 만나지 못한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안무가와 록 스타의 카리스마에 영화감독의 감각까지 더한 창작자’라는 언론의 평처럼, 무용 작업뿐 아니라 영상과 영화, 연극 연출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활약으로 창작 작업의 정점에 선 쉑터가 빚어낸 눈부신 예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11월 8일(토)~9일(일) 오페라하우스에서는 드레스덴 프랑크푸르트 댄스 컴퍼니가 선보이는 윌리엄 포사이스의 신작 그리고 를 더블빌 무대로 만날 수 있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이 후원하는 현대무용 프로젝트 ‘댄스 리플렉션’의 일환으로, 포사이스의 작품은 올해 5월 세계 초연 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최신작이다. 호페쉬 쉑터의 <꿈의 극장> ©Tom Visser 놓칠 수 없는 거장의 무대 바리톤 크리스티안 게르하허는 드디어 3월 9일, 처음으로 한국 무대를 찾는다. 영국의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나고 매력적인 가곡 가수’라고 극찬한 게르하허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담백하고 섬세한 해석, 정제된 연주로 탁월한 무대를 선보여 왔다. 알반베르크 <보체크>, 바그너 <탄호이저>, 모차르트 <돈 조반니> <마술피리> 등 오페라 무대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한편, 2013/14 시즌에는 성악가 최초로 베를린필 상주음악가로 활동하는 등 명실상부한 우리 시대의 바리톤이다. 특히 2017년부터 3년 동안 무려 300여 곡에 달하는 슈만의 가곡을 녹음, 독일 리트의 최고 해석자다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월 9일(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첫 내한 리사이틀 역시 슈만에 대한 게르하허의 애정과 깊이를 증명하듯, <아이헨도르프 시에 의한 리더 크라이스, Op. 39> <다섯 개의 노래> 등 온전히 슈만의 작품으로만 꾸민다. 한 명의 예술가가 일생을 헌신해 온 슈만 가곡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무대라는 점에서 성악 애호가들의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함께 내한할 피아니스트 게롤트 후버는 게르하허와 슈만 가곡 녹음은 물론 후고 볼프와 브람스 등, 수십년 동안 다양한 레코딩과 공연으로 최상의 호흡을 맞춰 온 동반자다. 밀도 높은 음악적 호흡으로 긴 세월 무르익은 후버와 게르하허의 앙상블을 기대해도 좋다. 바리톤 크리스티안 게르하허 5월 31일(토)에는 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수석지휘자 야쿠프 흐루샤(Jakub Hr ša)가 성남을 찾는다. 일찍이 20대 시절부터 체코 출신의 거장 지휘자 이르지 벨로흘라베크의 뒤를 이을 차세대 지휘자로 꼽혀 온 흐루샤는 체코 필하모닉 수석지휘자를 거쳐 2016년부터 밤베르크 심포니를 이끌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영국 로열 오페라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는 등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더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스메타나의 오페라 <두 과부> 서곡,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과 브람스 교향곡 1번을 들려준다. 협연은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활약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맡는다. 김봄소리는 2021년 한국인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최초로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2023년에는 영국 BBC 프롬스 무대에 성공리에 데뷔하는 등 날로 커져 가는 스타성을 입증하고 있다. 이번 성남아트센터 무대는 김봄소리가 BBC 프롬스 무대에서 들려준 브루흐 협주곡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될 것이다. 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 ©Martin Lenhard 6월 15일(일)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이 기다린다. 조성진은 2025년 라벨 탄생 150주년 기념 음반 발매와 더불어 올 한 해에도 세계 곳곳의 뜨거운 러브콜에 화답하고 있다. 빈 콘체르트하우스 독주회를 시작으로 2월과 3월 카네기홀,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연주 등 미국과 유럽에서 투어를 진행하며, 성남아트센터 무대에서는 리스트, 베토벤, 버르토크, 브람스 등 고전과 낭만을 오가는 레퍼토리로 더욱 원숙해진 예술 세계를 선보인다.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어느덧 10년, 세월만큼 깊이를 더해 가는 조성진만의 음악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Ben Wolf 소프라노 조수미는 6월 21일(토), 자신의 이름을 건 국제 콩쿠르 수상자들과 함께하는 갈라 콘서트 <조수미 & 위너스>로 찾아온다. 젊은 성악가들의 발굴과 육성, 교류에 진심이었던 조수미의 숙원은 지난해 7월 프랑스 루아르 지방에서 열린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로 현실화되었고, 세계 47개국에서 500여 명의 성악가들이 지원하며 성황을 이뤘다. 이번 공연은 미래 오페라 무대의 주역들인 1회 콩쿠르 수상자들의 갈라 공연이다. 우승자인 중국의 신예 바리톤 지하오 리, 2위에 오른 루마니아 출신 테너 제오르제 이오누트 비르반, 3위 수상자인 테너 이기업 등이 출연한다. 조수미가 선택한 신예들의 반짝이는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성남 원도심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랜드마크인 성남아트리움은 2025년에도 ‘성남아트리움 클래식 시리즈’로 전문 클래식 공연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전망이다. 지난해 작곡가 시리즈로 베토벤의 음악을 탐구한 데 이어, 올해에는 모차르트의 걸작들을 집중 조명한다. 4월 10일(목)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백건우와 모차르트’를 시작으로 5월 15일(목) <모차르트 I>에서는 김성진이 지휘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6월 28일(토) <모차르트 II>에서는 최희준 지휘자와 경기필하모닉 그리고 바이올리스트 김동현이 들려주는 모차르트 교향곡과 바이올린 협주곡을 감상할 수 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 첼리스트 김두민은 7월 6일(일) <손열음 & 고잉홈 프로젝트>로 2025년 탄생 150주년을 맞은 라벨의 실내악을 탐구하고,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이 드보르자크의 현악 5중주로 9월 20일(토) 가을의 문을 연다. 피아니스트 신창용은 바흐와 슈베르트로 꾸민 리사이틀로 11월 20일(목) 성남아트리움을 찾아온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12월 20일(토) <선물> 무대로 아트리움 클래식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Jinsoo Lee 삶의 마지막을 비추는 가슴 벅찬 기록 2024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최우수작품상에 빛나는 연극 <러브 비욘드>는 11월 28일(금)~30일(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국내 초연으로 만날 수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청각장애 노인 해리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와 과거, 기억과 상실, 연결과 단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작품은 실제 청각장애인 배우이자 연극 제작자인 라메쉬 메이야판(Ramesh Meyyappan)이 대본과 연기를 책임지며 드라마에 놀라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언어와의 접촉을 잃어 가며 사랑과 기억이 사라져 가는 상황 속에서도 결국은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은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탁월한 연기와 연출로 풀어낸다. 작품은 영국 수어와 시각 언어, 구어 대화가 자막 없이 진행, 청각장애인과 청인 관객 모두에게 동등한 소통의 경험을 선사한다. “언어를 초월하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와 아이디어를 담은 이야기를 만든다”는 메이야판의 철학처럼, ‘시각적’인 연극 어휘와 내러티브의 확장에 집중해 온 작업의 결과를 진한 감동으로 마주할 수 있다. 이유 있는 인기, 브랜드 콘서트 올해로 20번째 시즌을 맞은 성남아트센터의 대표 브랜드 공연 <마티네 콘서트>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라는 주제 아래 오스트리아 출신, 또 오스트리아와 인연이 깊었던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마티네 콘서트의 해설자로 진행과 연주 모두 진심을 담아내는 피아니스트 김태형, 오랫동안 마티네 콘서트와 함께한 수준 높은 관객들의 음악적 취향을 반영한 프로그램,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의 면면은 성남아트센터 마티네만의 경쟁력이다. 3월부터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음악이 그려낼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연극을 단돈 1만 원에 감상할 수 있는 <연극만원> 시리즈는 티켓 오픈 즉시 매진을 기록하는 성남아트센터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뜨거운 여름>(3월 7~9일), <바스커빌: 셜록 홈즈 미스터리>(4월 11~13일), <톡톡>(5월 16~18일), <고요한, 미행>(6월 27~29일), <수상한 집주인>(8월 22~24일)까지 5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국내외 유명 발레단에서 활동 중인 무용수들이 아름다운 갈라 무대를 펼치는 <2025 발레스타즈>(7월 26~27일), 주말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야외 음악 축제 <파크 콘서트>와 <피크닉 콘서트> 그리고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뮤직 페스타>가 5월부터 9월까지 분당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을 비롯한 성남 곳곳으로 시민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연극 <러브 비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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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호페쉬 쉑터의 <꿈의 극장>: 강렬하고 짜릿하게, 꿈과 현실의 경계를 거닐다
‘현대무용계 록 스타’. 호페쉬 쉑터를 부르는 말이다. 2015년 브릭스톤아카데미에서 열광하는 관객과 함께 <폴리티컬 마더(Political Mother)>를 선보이며 가장 큰 성공 중 하나를 거둔 후, 이 별명이 굳어졌다. 브릭스톤아카데미는 밥 딜런, 롤링스톤스, 콜드플레이 등이 찾았던 런던의 대표적 음악 공연장이다. 대중적 인기와 평단의 인정을 고루 거머쥔 안무가 겸 작곡가 호페쉬 쉑터. 최근 영화감독으로도 성과를 얻은 육각형 예술가의 신작이 3월 14일과 15일 성남아트센터를 찾는다. 글 윤대성 월간 <댄스포럼> 편집장 ©Tom Visser 호페쉬 쉑터의 <꿈의 극장>은 2024년 6월 27일부터 7월 17일까지 파리시립극장에서 초연을 가진 뒤 투어 공연을 시작했다. 네덜란드, 영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 룩셈부르크, 독일, 호주 등에서의 공연 일정이 2025년 10월까지 촘촘하게 들어찬 가운데, 성남아트센터에서 3월 14일과 15일 국내 관객을 만난다. 본능을 일깨우는 꿈과 무의식의 세계 <꿈의 극장>은 전화위복의 대명사다. 작곡까지 직접 하는 호페쉬 쉑터에게 노트북은 한 몸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차에 둔 노트북을 누군가 훔쳐가면서 <꿈의 극장>의 모든 음악과 안무 영상이 사라져 버렸다. 무려 4개월이나 작업했는데…! 예전 결과물을 자신이 그다지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은 나중에 깨달았지만, 생각이고 뭐고 당시엔 새롭게 만드는 것 외에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꿈의 극장>은 지난여름 파리시립극장에서 무려 3주간 세계 초연을 가졌다. <가디언>지 평론가 린지 윈십에 따르면 공연 후 파리시립극장 앞 풍경은 상당히 이색적이었다. 극장 밖으로 나오는 쉑터에게 흥분한 인파가 주목하고, 몇 사람은 <꿈의 극장> 프로그램북을 꼭 쥐고 그의 사인을 기다렸다. 현대무용계에 몇 없는 유명인사의 면모가 재현됐다. 초연을 본 후 감격에 겨운 어느 관객은 음악 스태프를 찾아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겠다”고 했다. 관객의 마음을 강하게 움직이는 작품이 된 것이다. 쉑터의 작품 세계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본능’이다. 린지 윈십은 <꿈의 극장>을 “당신을 물리적으로 움직이고, 멱살을 잡고, 소용돌이 속으로 끌어당기려는 춤”이라고 표현했다. 작품은 열리고 닫히길 반복하는 ‘커튼’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여행하며 꿈나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감상을 안긴다. 관람 행위, 극장의 관습, 꿈, 기억, 창작 과정 자체 등 다양한 주제를 옮겨 다니면서 때로는 악몽 같은 파편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변화무쌍한 춤을 견인하는 것은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이다. 좌석이 진동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렬한 핑크 플로이드 스타일 비트부터 여유로운 삼바와 살사, 올드 팝 ‘I Remember’까지 매우 다채롭다. 라이브 밴드의 연주도 백미지만, 닉 드레이크의 어머니 몰리 드레이크가 만든 ‘I Remember’는 또 다른 울림을 준다. “우리가 ‘우리’라고 생각했을 때, 하지만 우리는 ‘너와 나’였다”란 그녀의 가사처럼, 공연 안에는 눈을 사로잡는 폭발적 군무뿐 아니라 홀로 스쳐 가는 외로운 존재들이 있다. 영화 같은 미장센을 만드는 톰 비서(Tom Visser)의 조명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안무가와 함께 공간의 창조주가 되어 빛을 조각하는 그는, 때로는 공기가 두꺼워지는 것 같은 감각을 안기고, 때로는 따뜻한 빨간색으로 무대를 덧칠했다가 푸르스름한 녹색으로 생명력을 앗아 가기도 한다. ©Todd MacDonald 춤, 음악, 영화를 섭렵한 육각형 예술가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호페쉬 쉑터(Hofesh Shechter)는 이스라엘 출신의 안무가 겸 작곡가, 영화감독이다. 예루살렘예술원을 졸업하고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바체바무용단에 들어갔지 만, 드럼과 퍼커션을 시작한 뒤로 음악 공부를 위한 프랑스 파리행을 택했다. 영국에 처음 갔을 때에도 그는 밴드에서 드럼을 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3년 첫 안무작을 기점으로 인생이 달라진다. 직접 음악까지 맡은 작품 <파편Fragments>(2003)을 선보인 그는 단번에 영국 신진 안무가의 산실 더플레이스(The Place)로부터 새로운 작품을 위촉받는다. 당시 <컬트Cult>(2004)는 관객 심사로 선정되는 다섯 개 작품 중 최고상을 차지했고, 그는 더플레이스 협력예술가 2004-2006에 선정되며 예술계의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영국 최고의 실력자 반열에 오른 건 이후 발표한 <반란(Uprising)>(2006)과 <당신들의 방에서(In Your Room)>(2007) 덕분이다. 두 작품을 한데 묶어 투어하던 호페쉬 쉑터는 후자로 영국평론가협회 최우수안무상을 받는다. 이는 그의 이름을 국경을 넘어 각인시킨 공연이기도 하다. 미국 최고령 현대무용 축제 제이콥스필로댄스페스티벌을 찾았을 때, 뉴욕타임스 무용평론가 로슬린 술카스는 “호페쉬 쉑터, 기억해야 할 이름”이라는 평을 썼다. 메가 히트작 <폴리티컬 마더>(2010)는 드러머로 활동할 당시 록 스타가 되고 싶었다는 그의 꿈이 현대무용과 만난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도 각광을 받은 이 작품은 격렬한 타성과 눈부신 조명을 타고 춤의 원초적 힘을 폭발적으로 쏟아 냈다. 당시 내한 공연의 안내 방송이 “공연 중 전화기를 켜 두셔도 됩니다. 어차피 안 들리실 테니까요!”일 정도였다. 30대 중반의 청년은 이 작품을 계기로 세계적 안무가의 반열에 올랐다. 안무가의 위상은 작품을 의뢰한 무용단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세계 최정상 현대무용단 ‘네덜란드댄스시어터1’부터 발레로 이름 높은 파리오페라발레단, 영국 로열발레단 등이 호페쉬 쉑터가 마흔을 갓 넘긴 2010년대 중반부터 그의 기존 안무작을 수용했다. 곧이어 신작을 의뢰하며 지속적 관계를 쌓기 시작했는데, 특히 파리오페라발레단은 올 6월에도 그와 함께 전막 길이의 초연을 앞두고 있다. 쉑터는 런던 공연장 새들러스 웰스의 협력예술가도 맡고 있다. 특히 영국 문화예술에 기여한 공로로 2018년 대영제국훈장 4등급(OBE)을 받았는데, 국내 걸그룹 블랙핑크가 2023년 받은 MBE보다 한 단계 높다. 최근에는 코로나 기간 직접 연출·안무·작곡·촬영한 <폴리티컬 마더: 더 파이널 컷>(2021)으로 영화감독으로의 행보 역시 확장하고 있다. 국내 월간 <댄스포럼>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차진엽, 김예지가 몸담은 무용단 2008년 창단한 호페쉬 쉑터 컴퍼니는 영국남부 해안 도시 브라이튼에 위치한 브라이튼 돔Brighton Dome의 상주 예술단체이다. 정식 창단 전, 현대무용가 차진엽이 몸담으면서 쉑터의 첫 작품 <파편> 듀엣(출연 차진엽·호페쉬 쉑터)으로 일찍이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차진엽은 곧 한국으로 돌아와 안무 활동을 시작했지만, 또 다른 한국인 단원 김예지는 입단 10년을 넘긴 고참 단원이자 리허설 어시스턴트로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 무용단은 앞서 언급한 작품들을 비롯해 (2009) (2013) (2015) (2017) (2021) 등의 레퍼토리를 보유 중이다. 2018년엔 차세대 무용수로 구성된 주니어 무용단 ‘쉑터Ⅱ’도 생겨났다. 이들을 위한 작품은 (2018) (2022) (2024) 등이다. 호페쉬 쉑터의 <꿈의 극장>은 3월 14~15일 양일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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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토크] 안무가 호페쉬 쉑터: 오직 움직임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이스라엘 출신의 예술가 호페쉬 쉑터(Hofesh Shechter)를 표현하는 가장 적확한 키워드는 바로 ‘다재다능함’이 아닐까? 세계 무대에서 각광받는 현대무용 안무가이자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 연출 그리고 음악과 영화 작업에 이르기까지, 독보적인 에너지와 다채로운 개성으로 가득한 쉑터의 창작에 경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예술을 통한 공감과 연대의 정서를 빚어내는 데 무엇보다 진심인 아티스트, 호페쉬 쉑터에게 <꿈의 극장>과 창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글 남소연 성남문화재단 소통전략부 과장 ©Hugo Glendinning 이번에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신작 <꿈의 극장>은 어떤 작품인가요? <꿈의 극장>은 다양한 이미지와 생각할 거리를 가득 선사하는 매우 흥미진진한 공연입니다. 무용수 13명과 연주자 3명이 무대에 등장하고 연주자들의 라이브 음악, 녹음된 전자음, 목소리 등 다채로운 사운드의 어우러짐 속에 온갖 감정이 솟구치죠. 공연 내내 적절한 시점마다 완전히 다른 종류의 음악이 사용됩니다. 무용수들의 신체적 표현을 극대화한 역동성을 만끽할 수 있는, 에너제틱한 몸짓으로 가득한 공연이기도 해요. 무대는 세트인 동시에 무대와의 상호작용도 있습니다. 음, 너무 많은 걸 알려 드렸네요(웃음). 어떤 계기에서 탄생한 작품인지, 창작 배경도 궁금한데요. 제가 작품을 구상할 때에는 ‘꿈의 세계’의 여러 일면을 떠올렸어요. 잠을 자면서 꾸는 꿈만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꿈이나 소망, 무언가를 원하는 감정과 그 이유도 고민했지요. 또 문화적 요소, 우리의 욕망과 희망 사이의 연결고리도 탐구하고자 했습니다. 이 작품의 무대는 마치 인간의 두뇌나 무의식처럼 작동하면서, 무언가는 드러내고 또 다른 것은 숨기기도 해요. 무대에 깊이 빠져들수록 인간이라는 존재와 연결된 온갖 흥미롭고 깊이 있는 요소들을 발견하게 되죠.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매우 몰입감 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연입니다. 관객 여러분이 직접 경험하셨으면 좋겠네요. <꿈의 극장>은 성남아트센터를 비롯해 전세계 주요 극장들이 공동 위촉한 작품입니다. 이렇게 많은 지원 속에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는 것, 그에 따른 기대에서 오는 부담은 없었나요? 2009년부터 많은 극장들이 제 작업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제는 그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운 것 같습니다. 특권이었을 수도, 또 어떤 면에서는 부담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처음부터 운이 매우 좋았다고 생각해요. 작품의 내용은커녕 제목조차 미정인 단계에서 세계 투어가 예정되기도 했죠. 저는 그만큼 큰 신뢰 속에서 창작하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말씀하셨듯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은 큰 부담과 책임이 따르니까요. 다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그런 기대가 오히려 큰 흥분과 에너지를 주기도 해요. 사람들은 흥미롭고 강력한 경험, 인간으로서 가진 경험이 반영된 무언가를 원하고, 그래서 저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저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거기에는 ‘함께 만들어 간다’는 설렘과 흥분이 있고, 지극히 열린 마음과 지지받는 느낌이 가득하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실험하고, 자신에게 충실하고, 과정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지켜보는 것뿐입니다. 작업이 잘 풀리는 날에는 그렇게 떠오른 영감으로 작업하고, 힘든 날에는 내면의 싸움을 이겨 내고 원래 품었던 생각으로 방향을 돌리려고 노력해요. 호페쉬 쉑터가 참여한 영국 로열 오페라하우스 오페라 〈오르페와 에우리디체〉 ©Bill Cooper 당신은 안무가인 동시에 뛰어난 작곡가이시기도 하죠. 이번 <꿈의 극장>의 음악도 직접 작곡하셨는데요, 자신의 작품을 위한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자신의 안무를 위해 직접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그 세계를 온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체 공연의 느낌과 감정을 만들 수 있다는 점, 총체적인 경험을 전달한다는 차원에서 정말 큰 의미이자 기쁨입니다. 음악이 단순히 부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공연의 일부이자 전체 경험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죠. 음악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작품이 주는 느낌이 무엇인지에 대한 강렬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저는 음악과 안무가 마치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만들기를 좋아해요. 음악은 안무에, 안무는 음악에 서로 영향과 영감을 주죠. 두 가지를 각각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창작하기 때문에,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고 때론 무질서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그 혼돈 속에서 무용수와 관객, 저 자신을 위한 대단히 강렬하고 집약된 경험이 탄생합니다. 이번 작품에서 조명 디자이너 톰 비서의 손길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무대 위 움직임이 조명 디자인으로 더욱 부각되었는데요. 톰 비서는 놀라운 아티스트이자 훌륭한 조명 디자이너죠. 그와 작업하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톰에게는 강렬한 시각적 언어와 확고한 비전이 있어요. 저도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와 방향성, 에너지나 분위기가 명확하기 때문에 그에 부합하는 작업을 요청하죠. 톰은 제가 원하는 느낌을 훌륭하게 구현하는 동시에 자신의 예술적 시각과 독창적 색깔을 작품에 담아냅니다. 참으로 이상적인 협업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공부했고 록 밴드의 드러머 경험도 있으시지요? 10대 시절에는 쇼팽, 바흐, 퀸, 특히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에 심취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당신의 음악적 배경에서 주류를 이루는 장르들은 무엇인가요? 여섯 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처음 클래식 음악을 접했어요. 대략 10년에서 12년 정도 클래식 피아노를 연주하며 음악을 공부하다, 어느 시점부터 춤에 깊이 매료되면서 한동안 음악을 떠나 있었습니다. 이후 20대에 드럼을 배우면서 타악기에 빠졌고 더 깊이 배우고 실력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죠. 클래식 음악과 타악기로 시작한 음악에 대한 탐구는 이후 저만의 소리와 음악, 소리풍경, 분위기, 전자음악까지 이어졌어요.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결국 제 작품의 음악을 직접 만들게 된 거죠. 당신이 안무가로, 또 배우로 참여하신 영화 <라이즈>는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또 <폴리티컬 마더>의 영화 버전을 제작하기도 하셨죠. 영화감독으로서의 작업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평소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팬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외에 영감을 받은 영화나 감독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영화라는 매체를 사랑합니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고 지금도 변함없이 애정을 품고 있죠. 영화는 내러티브와 대사를 통해 전달되는 이야기와 이미지, 색채, 소리, 음악, 편집이 결합된 그야말로 경이로운 예술입니다. 저는 영화야말로 인간이 경험하는 꿈의 상태에 가장 가까운 매체가 아닌가 해요. 영화 속 시간, 이야기, 이미지를 창작자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점, 이야기와 이미지, 소리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는 과정도 지극히 매력적이죠. 스탠리 큐브릭 감독 외에 제가 좋아하는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란입니다. 그는 단순히 영화를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안무’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대상의 이미지와 흐름, 타이밍이 내러티브에 의존하기보다는 오히려 춤처럼 에너지 넘치는 경험에 가깝습니다. 그런 점에서 놀란 감독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관객 분석과 세분화, 이를 통한 소통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계시죠. 관객과의 소통이 당신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공연을 창작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어떤 방식으로든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서입니다. 종교적인 표현을 빌자면 ‘삶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나는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누구도 명확한 해답을 내리기 어렵고 누군가는 종교적인 답변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제 삶의 관점에서 이 질문의 답은 ‘이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한 인간으로서 저의 경험을 공연, 소리, 움직임, 시각적 요소로 응축해 수천 명의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큰 성취감이 있죠.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함께 배우고 경험하며,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무언가를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관객과의 관계나 소통이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제 예술의 본질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감정과 경험을 나누며 무언가를 느끼는 데 있으니까요. 물론 혼자 방에서 무언가를 만들거나 춤을 추는 것도 강렬한 경험일 수 있지만, 무대 위에 작품을 올려서 관객과 소통하는 언어로 표현하는 일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작업입니다. 오래전 인터뷰에서 “춤은 나에게 잠재적 자유다”라고 표현하셨어요. 지금도 같은 감정인가요?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네요. 춤은 단어나 정의(定意)가 중요하지 않아요. 오직 경험만이 중요한 장소로 들어가는 관문입니다. 그 경험을 ‘제한적’이라고 정의하든 ‘최고’ ‘최상’ ‘황홀함’이라고 정의하든 간에, 흐름에 몸을 맡기는 거죠. 그 관문을 통과해 자신의 몸과 연결되어 움직이며 ‘스스로의 경험과 감정’이라는 유일한 현실에 집중하는 순간, 우리는 자유로워집니다.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지 않네요. 모든 걱정, 언어로 제한하는 정의, 무언가를 이해하려는 시도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오롯이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움직임의 놀라운 잠재력입니다. 춤, 안무, 영화, 음악까지, 당신의 모든 창작 활동을 통해 공통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저는 제 작업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경험’이 되길 바랍니다. 타인과 경험을 공유할 때, 우리는 그 감정에 자신을 투영하며 더 큰 공감과 이해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관객이 공연을 바라보며 친밀하면서도 새로운 무언가를 경험하는 동시에 자신의 내면 그리고 다른 관객들과 연결된 느낌, 이 혼란스러운 세상에 함께한다는 동지애와 연대의 감정을 느꼈으면 해요. 결국 제가 전달하고 싶은 건 메시지보다 ‘감정’에 가깝겠네요. 안무가, 연출가, 작곡가, 영화감독 등 당신을 설명하는 다양한 타이틀 중 단 하나로 자신을 표현한다면 어떻게 불리고 싶으신가요? ‘세상을 사는 동안 이것저것 실험해 본 사람’ 정도면 어떨까요? 이번이 성남시와 성남아트센터 첫 방문이시죠? 개인적으로 계획하신 일정도 있는지요? 최대한 많은 고깃집을 가고 비빔밥도 잔뜩 먹는 겁니다. 제겐 현지 음식 이상의 의미가 있는, 정말 사랑하는 음식이라서 하루빨리 맛보고 싶네요. 시장 구경도 좋아해요. 한국과 한국의 문화, 사람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번 방문을 손꼽아 고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준비 중인 작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 런던의 올드 빅(The Old Vic) 극장과 함께 연극과 무용을 결합한 프로젝트 <오이디푸스Oedipus>를 마쳤습니다. 무용수 10명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배우 라미 말렉(Rami alek) 인디라 바르마(Indira Varma) 등 여러 배우들이 함께한 작품이었는데요,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6월에는 제가 작업한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새로운 전막 작품이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에서 초연 예정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라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이디푸스> 연습 현장 ©Theoldvic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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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1] 바리톤 크리스티안 게르하허 리사이틀: 그토록 아름다운,슈만이라는 세계
아름다운 목소리, 내면적인 통찰력, 민첩한 표현 그리고 작곡가와 작품에 대한 존경심을 모두 갖춘 성악가는 매우 드물다. 독일 출신의 바리톤 가수 크리스티안 게르하허가 바로 그런 드문,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이다. 글 이준형 음악 칼럼니스트 ©Gregor Hobenberg 그는 어떤 무대에서도 자신을 드러내거나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하기보다는 작곡가와 청중의 중간에 선다. 작품을 쉽게 정리하거나 흥미롭게 꾸미지 않고, 자신이 발견한 작품의 다채롭고 복잡한 측면을 전해 주는 ‘객관적인’ 전달자다. 그가 침착한, 어찌 보면 다소 수줍은 태도로 무대에 올라 조금씩 청중을 음악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면, 문득 ‘세계에서 가장 감동적인 가수’라는 <데일리 텔레그라프>의 찬사가 떠오른다. 그런 면에서 그의 예술이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장르는 독일 가곡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가장 탁월한 가곡 해석자로 명성을 누렸지만, 게르하허는 참 독특한 성악가이기도 하다. 대단히 지성적이고 꼼꼼한 해석이지만 마치 옛 음유시인이나 마이스터징어가 그랬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자연스럽게 들린다. 그 누구보다도 청중의 이해와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언제나 청중을 설득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해석을 제공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그래서, 게르하허의 노래가 그토록 강력한 설득력을 지닌 것일까? 이제 서정적인 하이 바리톤으로서 가장 원숙한 경지에 도달한 그가 들려주는 노래는 위대한 화가가 단지 몇 번의 붓질로 그려 낸 걸작을 보는 듯하다. <그라모폰>이 ‘어디서나 거의 최면적인 친근함과 수십 년 동안 구축한 단일한 마음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상상력이 풍부한 세계를 창조했다’고 찬사를 보낸 슈만을 노래하는 이번 성남아트센터 리사이틀은 아주 특별한 무대가 되리라 믿는다.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게롤트 후버다. 최근 들어 ‘반주자’보다는 ‘가곡 피아니스트’라는 명칭을 쓰는 추세인데, 후버야말로 여기에 어울리는 연주자다. 후버의 피아노 연주는 가장 좋은 의미에서 섬세함과 통제력의 예술이라고 할 만하며, 특히 30년 넘게 함께 연주한 게르하허와의 호흡은 가장 복잡한 것도 단순하게 보이게 하는 경지에 도달했다. 두 사람은 게르하허가 언젠가 표현했던, ‘시를 이해하는 해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슈만 가곡의 놀라운 모순과 역설을 드러내리라 기대한다. 피아니스트 게롤트 후버 ©Marion Köll 바리톤 크리스티안 게르하허 리사이틀 일시 3월 9일(일) 오후 5시 장소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문의 031-783-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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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2] 2025 마티네 콘서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오스트리아로 떠나는 음악 여행
성남아트센터의 마티네 콘서트는 2025년에도 어김없이 계속된다. 2006년부터 시작해 스무 해째 이어 오는 성남아트센터의 대표 기획공연으로서 말 그대로 알차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사회와 해설을 더해 기분 좋은 아침을 선사하는 마티네 콘서트는 올해 드디어 오스트리아를 주제로 음악 여행을 떠난다. 클래식 음악의 수도라고 해도 좋았던 도시 빈을 중심으로 잘츠부르크, 린츠 등에서 태어나고 활동한 음악가들과 그들의 음악을 만나 보자. 글 양창섭 음악 칼럼니스트 ©shutterstock 3월 20일 첫 공연 ‘모차르트의 빈 시대’는 오스트리아의 대표 작곡가 모차르트가 빈에서 작곡했던 작품들을 소개한다. 1786년 빈에서 초연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그보다 두 해 전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17번, 그리고 교향곡 39번, 41번과 함께 모차르트 교향곡의 정수로 평가받는 교향곡 40번까지 프로그램이 화려하다. 서진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이 연주하고, 생동감 넘치는 피아노 협주곡 17번의 협연자로는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나선다. 하이든 역시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활동한 고전파의 중요 작곡가다. 4월 17일 공연 ‘하이든, 아이젠슈타트에서 런던으로’에서는 하이든의 두 교향곡과 트럼펫 협주곡을 만난다. 마티네 콘서트에 어울리는 부제를 가진 교향곡 6번 ‘아침(Le Matin)’은 7번 ‘낮’, 8번 ‘저녁’과 3부작을 이루는 작품으로 일출과 소박하고 상쾌한 아침을 묘사한다. 갑작스런 포르티시모로 유명한 94번 ‘놀람’ 교향곡이나 시그널 뮤직으로 유명한 트럼펫 협주곡 모두 전 악장을 감상할 가치가 충분하다. 김천시향 상임지휘자 김성진과 성남시향이 연주하고 KBS교향악단의 수석 트럼피터 남관모가 실력을 뽐낸다. 여행 도중 린츠에 들러 환대를 받은 모차르트는 자신을 위한 음악회가 열리자 단 나흘 만에 교향곡을 작곡한다. 교향곡 36번의 부제가 ‘린츠’인 까닭이다. 단시간에 작곡한 교향곡이라기엔 너무나 훌륭하다. 1백 년쯤 후 브루크너는 그 도시에서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했다. 그의 종교음악 ‘이새의 뿌리에서’는 린츠 대성당의 채플 봉헌식을 위해 작곡한 작품이고, <테 데움>은 브루크너 종교음악의 걸작으로 그의 교향곡 못지않은 감동을 자아낸다. 5월 15일 ‘린츠의 두 남자’는 부산시향의 상임지휘자 홍석원과 경기필하모닉 그리고 노이오페라합창단과 4인의 성악가가 음악의 도시 린츠로 안내한다. 합창음악으로만 꾸며진 무대도 만난다. 6월 19일 ‘빈 대가들의 합창음악’에서는 슈베르트의 종교적, 세속적 합창음악과 함께 <겨울 나그네>를 바리톤과 합창을 위해 편곡한 버전도 듣는다. 이어지는 하이든의 합창음악은 유머와 지혜를 들려주고, 모차르트의 노래는 오페라에서 뛰쳐나온 듯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한국 바로크 합창의 역사를 쓰고 있는 김선아와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이 실력을 과시하고, <겨울 나그네>의 바리톤은 강형규가 맡는다. 동화 같은 이야기에 고귀한 이상을 좇는 이들의 모험이 펼쳐지는 <마술피리>는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녹여낸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오페라(징슈필)로 빈에서 초연되어 당시에도 국제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7월 17일 공연은 <마술피리> 하이라이트를 만나는 무대다. 백승현 지휘의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김제니, 김효종, 이상은, 김경천, 여지영 등 젊은 성악가들이 즐겁고 거룩한 여행을 떠난다. 2024년 마티네 콘서트 중 김태형과 소프라노 황수미의 무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부제를 지닌 8월 21일 공연은 오스트리아 작곡가들의 실내악을 만나는 무대다. 아름다운 안단테 악장이 돋보이는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후에 듣는 시닛케(A. Schnittke)의 ‘하이든풍의 모츠-아트(Moz-Artà la Haydn)’는 빈에서 음악을 공부한 이답게 고전파 음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체, 재조립한 작품이다. 슈베르트의 싱그러운 피아노 5중주 ‘송어’ 4악장 이후 만나는 그라츠 출신 작곡가 로베르트 푹스는 말러와 시벨리우스 등을 가르친 명교수였다. 그의 세레나데 3번은 흔히 ‘시씨’라고 부르는 오스트리아의 엘리자베트 황후에게 헌정한 것으로 우아하고 서정적이며, 그녀가(를) 사랑한 헝가리의 집시 선율도 들어 있다. 이지혜가 이끄는 발트 앙상블이 순도 높은 음악을 들려주며, 올해에도 마티네 콘서트 전체를 이끄는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송어’에서는 건반 앞에 앉는다. 마티네 콘서트의 진행을 맡은 피아니스트 김태형 ©최재우 9월 18일 공연 ‘오스트리아 음악의 뿌리를 찾아서’는 바로크부터 모차르트까지의 실내악을 만나는 시간이다. 17세기 빈 궁정의 카펠마이스터였던 슈멜처(J.H.Schmelzer)의 ‘펜싱학교(Die Fechtschule)’는 제목처럼 펜싱을 묘사한다. 각각 프랑스와 베네치아에서 태어나 빈에서 활동한 무파트(J. Muffat)와 칼다라(A. Caldara)의 실내악도 빼놓을 수 없다. 유럽을 여행하며 새로운 음악을 전파, 확산시킨 공신들이다. 하이든의 친구였던 디터스도르프의 더블베이스 협주곡도 보테시니 콩쿠르 우승자 유시헌의 독주로 듣고, 피날레는 언제나 좋은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다. 고음악 불모지에서 맹활약 중인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연주를 맡는다. 빈에서 태어나 활동한 ‘영원한 방랑자’ 슈베르트는 수백 곡의 가곡을 남겼다. 10월 16일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이 부를 슈베르트의 가곡은 그만의 성격 연기도 곁들여질 어두운 노래들이다. 특히 3인의 화자가 등장하는 ‘마왕’이 하이라이트이겠다. 김광현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이 말이 필요 없는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과 베토벤 극부수음악 ‘에그몬트’ 서곡을 가곡의 전후로 연주한다. (좌) 바리톤 사무엘 윤 / (우)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 ©Pino studio ‘낭만적인, 너무나 낭만적인’이라는 부제가 어울리는 늦가을 11월 20일에는 말러가 아내 알마에게 보낸 연서인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를 듣는다. 모차르트에 버금가는 천재 코른골트가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길을 연 후에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도 깊어 가는 가을에 딱 어울린다. 낭만주의로의 길을 낸 슈베르트의 교향곡 3번도 들을 기회가 무척 귀하다. 지휘자 최수열과 국립심포니가 연주를 맡고, 롱티보 콩쿠르 2위에 입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이 협연자로 나선다. 19세기 후반까지 빈을 휩쓸던 슈트라우스 일가의 왈츠와 폴카를 빼놓을 수는 없다. 합스부르크 제국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수놓은 오페레타의 아리아들까지 더해지면 달달하기 그지없는 겨울날이 될 것이다. 12월 18일 ‘춤추는 빈, 왈츠와 오페레타’에서는 소프라노 박소영과 테너 김민석의 노래와 더불어 정한결이 지휘하는 성남시향이 흥겨운 음악을 연주하며 2025년 마지막 마티네 콘서트를 마감한다. 새로운 발견과 익숙한 즐거움이 어우러진 알찬 프로그램, 친절한 사회자, 실력파 지휘자와 악단, 다채로운 협연자 등 모든 것을 갖춘 2025 마티네 콘서트를 놓치지 마시길. 피아니스트 신창용 ©koiworks 2025 마티네 콘서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일시 3월~12월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장소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문의 031-783-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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