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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 성남의 문화예술 소식
성남문화재단 윤정국 대표이사(사진 오른쪽)와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 최재우 문화로 확장하는 공공가치: 성남문화재단-국립박물관문화재단 업무협약 체결 성남문화재단(대표이사 윤정국)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사장 정용석)과 공공문화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6월 30일(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서로의 문화예술 자원과 역량을 바탕으로 콘텐츠 및 플랫폼 상호 연계·활용을 약속하는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날 협약을 통해 성남문화재단과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공연·전시 콘텐츠 및 객석 나눔 프로그램을 통한 문화소외계층 향유 기회 확대 ▲일부 공연의 상호 공간 운영을 통한 공연예술 프로그램 공동 발굴 ▲‘MU:DS(뮷즈)’ 연계를 통한 홍보 및 지역 예술인 실무 교육·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양 기관 공연장 20주년 기념 공동 캠페인 및 상호 홍보 등을 협력하게 됐다. 또한 시민에게 더 풍부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고, 지역 예술인 역량 강화와 지역 창작 생태계 성장 기반을 함께 마련하는 등 공공문화의 가치를 함께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윤정국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지역과 중앙이 상호 협력하는 구조 속에서 더 많은 시민이 문화적 가치를 체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번 협약은 공연, 공간, 사람을 잇는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7월 5일 성남물빛정원 두물길 산책로 야외무대에서 열린 ‘금난새의 한여름 밤 콘서트’ © 성남시청 구미동 성남물빛정원, ‘금난새의 한여름 밤 콘서트’로 시민 참여 문화 행사 시작 성남시(시장 신상진)가 지난 7월 5일(토) 오후 6시, 성남물빛정원 두물길 산책로 야외무대(분당구 구미동 195번지)에서 ‘금난새의 한여름 밤 콘서트’를 개최했다. 구미동 옛 하수처리장 부지(2만9,041㎡)에 두물길 산책로를 조성하고서 처음 여는 시민 참여 문화 행사다. 이날 콘서트는 금난새 성남시립예술단 예술총감독의 진행으로 피아니스트 찰리 올브라이트, 기타리스트 지익환, 색소포니스트 황동연 등이 함께했으며,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중 발췌곡, 영화 <디어 헌터> 중 ‘카바티나’ 등 친숙한 클래식과 영화음악을 선보였다. 구미동 옛 하수처리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994년 착공해 1997년 준공했으나, 시험 가동 중 인근 주민 반대로 운영이 중단되면서 28년간 방치돼 기피 시설로 인식돼 왔다. 이에 시는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해당 부지를 시민을 위한 문화복합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며, 시민 공모를 통해 ‘성남물빛정원’으로 명명했다. 과거의 구미동 하수처리장이 맑은 물이 흐르고, 빛처럼 밝아지며 시민 모두가 함께 쉼과 감동을 나누는 ‘예술과 생명의 정원’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은 이름이다. 장기간 방치돼 기피 시설로 인식되던 흔적을 치유하고 미래를 비추는 재생을 상징하기도 한다. 공간은 두물길 산책로(6월 13일 개장), 뮤직홀(8월 정식 개관)과 카페, 미술관(장기 프로젝트)으로 구성된다. 성남시는 새로 짓는 성남물빛정원 뮤직홀에서 8월 시범 운영 공연을 3차례 개최하고, 9월부터 스트링 오케스트라, 실내악 앙상블, 독주회 등 공연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성남시 구미동 195번지 문화복합공간 ‘성남물빛정원’ 내 뮤직홀 조감도 © 성남시청 강정일당 사당 풍경과 성남문화원이 발간한 강정일당 자료집 ©성남문화원 성남 여성의 귀감, ‘제28회 강정일당상’ 후보자를 찾습니다 성남문화원(원장 김대진)이 ‘제28회 강정일당상’ 수상 후보자를 8월 29일(금)까지 접수한다. 성남시가 지정한 향토유산 제1호 강정일당(1772~1832)의 삶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이 상은 지역 사회의 귀감이 되는 모범 여성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조선 후기 여류 성리학자 강정일당은 가난과 질병 속에서도 유교 경전에 밝았고 시와 문장에 능했으며, 글씨체 ‘해서楷書’에도 재능이 뛰어났다. 남편 윤광연과의 학문적 교류를 통해 도가풍의 시 40여 편을 남겼으며, 유고집 <정일당유고>가 전해진다. 강정일당의 인품과 삶은 효행과 참된 아내·어머니로서의 모습, 문인으로서의 덕성과 품격 모두 높이 평가받는다. 이에 성남시는 1986년 강정일당을 향토유산 제1호로 지정한 데 이어, 2005년에는 문화관광부가 ‘이달의 문화인물’로 선정한 바 있다. 성남문화원은 1992년부터 강정일당의 정신을 본받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모범 여성에게 ‘강정일당상’을 시상해 왔다. 추천 대상은 성남시에서 5년 이상(공고일 기준) 거주·활동한 50세 이상 여성 중 인품과 덕성을 갖추고 지역사회 발전 및 향토문화 창달에 기여한 인물로, 추천권자는 시장·구청장·동장·기관장·사회단체장이다. 9월 중 공적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며, 10월 중 시상식을 통해 성남문화원장 상패와 부상 400만 원을 수여 예정이다. 문의: 성남문화원 031-756-1082 성남아트센터 아카데미, 2학기 강좌 접수 시작 성남문화재단의 창의 예술 교육을 대표하는 아카데미가 2025년 2학기 강좌를 진행한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수준 높은 예술 강좌를 선보이며 신뢰받는 문화예술 교육 기관으로 자리매김한 성남아트센터 아카데미는 올해도 전문 강사진과 함께하는 예술실기・감상인문, 어린이 창의융합예술 등 총 60개 강좌의 흥미로운 커리큘럼을 준비했다. 2학기 성인 예술실기 강좌는 8월 5일(화)부터, 성인 감상인문과 어린이 강좌는 9월 2일(화)부터 요일별 개강한다. 현재 온라인 접수와 아카데미 안내 데스크 현장 방문 접수(~마감 시까지) 모두 가능하다. 다만 강좌별 마감 상황이 상이하므로, 현장 접수는 강좌 잔여 인원 등 전화 문의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문의: 성남아트센터 아카데미 031-783-8156(평일 10시~오후 5시, 주말・공휴일 제외) 2025 성남 문화정책 포럼Ⅱ: ‘따뜻한 디지털 문화도시 성남’을 논하다 성남문화재단에서는 AI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사람의 정서와 공감 중심의 문화정책을 고민하는 장으로 2025 성남 문화정책 포럼Ⅱ <성남 예술·기술 융합 정책 포럼: 따뜻한 디지털 문화도시 성남>을 8월 7일(목) 오후 2시 성남아트센터 미디어홀에서 개최한다. 지난 5월 26일 열린 <2025 성남 문화정책 포럼Ⅰ: 성남 문화자원 활용 글로컬 콘텐츠 창작 방안> 후 두 번째 순서다. 포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전문사 전수환 주임교수를 좌장으로 정우정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강사의 ‘문화예술의 하이브리드화, 그 가능성과 과제: 체화된 경험 기반 장소 만들기’, 장웅조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부교수의 ‘흔한 시민 참여물인 줄 알았다’, 성남문화재단 예술기술융합프로젝트 ‘업스케일링 성남’ 디렉터이자 한예종 겸임교수인 남기륭의 ‘업스케일링 성남: 지역의 창의적 고유성’ 발제가 이어진다. 또 ‘따뜻한 디지털 문화도시, 성남’을 만들기 위한 기초 재단의 역할과 과제, 기업 및 예술인의 역할 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참여 신청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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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펴보기] 2025 성남페스티벌: 자연과 기술, 사람이 공존하는 새로운 축제
기술과 예술, 시민의 상상력이 만나는 미래형 축제, 2025 성남페스티벌이 9월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성남 곳곳에서 펼쳐진다. 도심 속 쉼터로 사랑받는 분당 중앙공원부터 성남을 관통하며 시민의 삶을 이어 주는 탄천, 원도심의 희망대근린공원과 첨단기술 도시 성남의 내일을 그려 갈 판교역 일대까지 축제의 무대가 되어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하는 혁신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성남페스티벌에서 펼쳐질 동화 같은 세계, 내일의 기술과 예술을 향한 축제의 여정이 시작된다. 글 손세은 성남문화재단 홍보기획부 올해 3회째를 맞이한 성남페스티벌은 이름 그대로 성남을 대표하는 축제답게, 첨단과 혁신의 희망도시 성남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하나의 도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첫해 탄천 수상무대에서 펼쳐진 메인 제작콘텐츠 <대환영>(예술감독 김태용)으로 융복합 축제의 가능성을 엿봤다면, 지난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의 슈퍼IP를 활용한 <이머시브 이모션스(Immersive Emotions)>(예술감독 양정웅)는 몰입형 전시와 공연으로 관람객이 중심이 되어 참여하고 즐기는 새로운 축제로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2025 성남페스티벌은 ‘T.A.G. Seongnam’을 부제로, 기술(Technology)과 예술(Arts), 게임(Game)이 어우러져 그간 성남문화재단이 추구해 온 융복합 축제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할 예정이다. 성남의 자연을 스크린 삼아 펼쳐지는 대규모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부터 AI 음향 기술, AR, 드론, 게임 등 성남이 지닌 4차 산업의 역량과 에너지를 기반으로 자연과 기술, 사람이 공존하는 새로운 차원의 예술적 서사를 담아 낼 예정이다.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카이스트(KAIST) 아트앤테크놀로지(KATEC) 센터장으로 재직 중인 이진준 교수가 총감독을 맡는다. 가을밤의 동화 같은 순간 성남시민들의 도심 속 쉼터, 분당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는 9월 19일(금)부터 21일(일)까지 미디어 퍼포먼스 <시네 포레스트(Cine Forest): 동화(動花)>가 메인 콘텐츠로 펼쳐진다. 중앙공원의 숲을 하나의 거대한 열린 극장으로 삼아, 프로젝션 매핑과 AI 음향 기술 그리고 70여 명의 오케스트라와 성남시민으로 구성된 1,000명의 합창단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마치 한 폭의 진경산수화를 그려 내듯 미디어로 그려 낸 진경(眞景)의 파노라마를 담은 이진준 총감독의 미디어 아트 신작이 중앙공원의 울창한 숲을 캔버스 삼아 생생하게 펼쳐지고, 여기에 중앙공원의 자연의 소리를 채집하고 분석해 AI 알고리즘으로 창작해 낸 교향악과 추억의 영화 음악들이 더해져 관람객들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익숙한 일상의 공간이 미디어 아트와 미디어 심포니를 만나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환상과 마법,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기묘한 경험을 선사한다. <시네 포레스트: 동화>는 단순히 보고 듣는 공연을 넘어, 숲에 머물며 나뭇잎의 움직임과 바람 소리까지 온몸으로 느끼는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기술과 자연, 사람의 목소리가 하나의 서사로 엮이며 가을밤 동화와도 같은 순간이 될 것이다. 첨단기술의 도시, 성남을 태그(#)하라! AI부터 게임까지 첨단기술의 도시 성남의 매력을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는 색다른 프로그램도 기다린다. 9월 20일(토)과 21일(일), 분당구청 앞 잔디광장은 AI를 활용한 다양한 놀이, 체험, 휴식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캐릭터와 함께 모바일 AR 게임을 즐길 수 있는 ‘AI 플러스 체험’을 비롯해, ‘인터랙티브 아트워크’ ‘AI 쉼터’ 등이 마련된다. 이 외에도 AI 기술로 지역사회 문제에 해결책을 제안하는 ‘AI 경진대회’와 초등학생 대상 ‘독서사생대회’ 등도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9월 19일(금)과 20일(토)에는 성남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게임 복합문화축제 ‘GXG 성남게임문화축제’가 판교역 광장에서 열리고, 27일(토)과 28일(일)에는 VR과 AI, 로봇 등 4차 산업 기술의 흐름을 살펴보는 ‘4차 산업 체험존’과 ‘스마트빌리지 체험존’ 등이 탄천에 펼쳐진다. • 성남종합운동장: 드론 라이트 쇼+뮤직페스티벌, 4차산업 체험존, 유소년드론축구대회, 독서골든벨 • 하이테크밸리: 버스킹, (협력사업)청년예술단공연 • 위례스토리박스: 위례생활문화축제 • 성남시청: 성남청(소년)청(년)페스티벌 • 성남아트센터: 특별기획전, 지역예술가교류전, 청소년교향악페스티벌 • 율동공원: 사랑방문화클럽축제, 성남미디어센터 야외상영 • 성남물빛정원: 체임버오케스트라 공연 • 벌말공원: 파이팅성남콘서트 • 중원유스센터: 청소년교향악페스티벌 성남 예술가와 시민의 상상력, 축제를 만나다 성남페스티벌 기간에는 성남에서 활동해 온 예술인과 시민들이 자신의 예술성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채로운 기회가 마련된다. 희망대근린공원에서는 올해 페스티벌을 위한 공모 프로그램을 거쳐 선정된 지역예술가들의 공연(9월 27일~28일)과 성남미디어센터 AI 영화학교 참여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시민제작 미디어 아트’, 예술기술융합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한 창작자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업스케일링 성남 커뮤니티’(9월 27일~28일)가 열린다. 시민 생활문화 동호회의 ‘사랑방문화클럽축제’(9월 27일 율동공원), 입주작가들의 오픈스튜디오와 체험프로그램을 만나는 ‘위례생활문화축제’(9월 20일 위례스토리박스), 시민이 직접 기획한 소규모 영화제 ‘성남미디어센터 야외상영’(9월 27일 율동공원) 등 시민과 함께하는 크고 작은 예술 프로그램을 마주할 수 있다. 다시 찾아온 축제의 즐거움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화제의 프로그램들도 다시 찾아온다. 지휘자 금난새와 성남시립교향악단의 클래식 공연 ‘뮤직페스티벌’(9월 21일 성남종합운동장, 28일 탄천)과 가수 김범수, HYNN(박혜원)이 함께하는 ‘파크 콘서트’(9월 27일 중앙공원 야외공연장), ‘드론 라이트 쇼’(9월 21일 성남종합운동장, 28일 탄천)가 올해에도 성남의 가을밤을 음악과 빛으로 수놓는다. 특히 드론 라이트 쇼는 2년 연속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던 이벤트다. 3,000대의 드론이 성남의 하늘에 장관을 연출하며 축제의 클라이맥스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탄천 한가운데서 즐기는 카약 체험 이벤트도 빼놓을 수 없다. 9월 27일(토)과 28일(일) 이틀간 탄천 야탑교와 하탑교 일원에서 진행될 카약 체험은 도심 속에서 유유자적 즐기는 수상 레포츠의 매력을 한껏 맛보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도 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먹거리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푸드존과 버스킹 공연이 축제 현장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성남페스티벌의 중심에는 언제나 시민이 있다. 올가을, 매일 지나던 공원, 산책로, 거리에서 마주하게 될 특별한 순간들.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즐거움을 찾고,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넘어 우리의 감각과 기억을 잇는 미래를 향한 여정의 시작, 그 마법과 같은 순간으로 모두를 초대한다. 성남페스티벌 세부 정보 축제 공식 홈페이지 <a data-hook="web-link" href="http://www.snart.or.kr/festival" rel="noopener noreferrer" target="_blank">www.snart.or.kr/festival 인스타그램 @seongnam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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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토크] 숲에서 피어나는 미래예술을 만나다: 성남페스티벌 총감독 이진준
인간과 자연,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끊임없이 탐구하며 새로운 감응의 언어를 모색해 온 미디어 아티스트 이진준. 그동안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두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등 첨단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작품으로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온 그가 2025년 성남페스티벌 총감독으로 함께한다. 도심 속 공원을 낯선 마법의 공간으로 바꾸는 예술적 실험 <시네 포레스트: 동화(動花)>를 통해, 이진준은 ‘확장된 공감’이라는 미래의 감수성을 제안할 예정이다. 예술과 기술 그리고 인간의 감성이 교차하는 새로운 경계의 지점, 그가 펼쳐 낼 ‘미래예술’의 풍경을 미리 살펴본다. 글 남소연 성남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부 과장 | 사진 최재우 성남페스티벌 총감독으로 함께해 주셔서 반갑습니다. 성남페스티벌, 또 도시 성남의 어떤 점에 이끌려 제안을 받아들이셨는지요? 초청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올린 단어는 ‘공감’이었습니다. 성남은 전통과 첨단 기술, 주거 공간과 자연이 교차하는 도시입니다.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제 작업의 주요 개념인 ‘경계(liminality)’와도 잘 맞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죠. 또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라는 점은 오랫동안 예술을 일상의 언어로 확장하고자 해 온 제 방향성과도 일치했어요. 저는 ‘공간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를 예술의 출발점으로 삼아 왔는데, 중앙공원의 숲을 무대로 삼고 도시의 빛·소리·데이터를 활용한다면 도시와 자연, 사람과 기술이 하나 되는 새로운 감각적 서사를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했습니다. 이번에 만날 성남페스티벌 메인 콘텐츠는 어떤 작품인지요? 작품의 연출 포인트와 주목할 부분들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메인 콘텐츠 <시네 포레스트: 동화(動花)>는 중앙공원의 숲 자체를 거대한 ‘열린 극장’으로 전환하는 대형 미디어 퍼포먼스입니다. 세계 최초로 ‘시네 포레스트(Cine-Forest)’라는 개념을 통해 숲의 수목을 360° 초고해상 프로젝션 매핑 캔버스로 삼게 되죠. 나뭇잎의 결, 바람의 흐름까지 영상 서사에 넣어 관객이 어느 방향을 바라보더라도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연출합니다. 초고해상 프로젝션이 수목 표면과 지형의 굴곡을 따라 입체적으로 투사되면서 나무 하나하나가 스크린이 되고, 나뭇잎의 움직임과 바람 소리까지 이야기에 녹아들죠. 공원을 거니는 관객은 사방에서 살아 움직이는 그림 속에 빨려 들어가듯 몰입하게 됩니다. 70여 명의 오케스트라, 성남 시민으로 구성된 1,000명의 합창단도 참여합니다. 이들은 관현악과 전자음악으로 표현된 새로운 형식의 교향곡 ‘미디어 심포니’를 연주할 예정인데요, 이 미디어 심포니는 바람과 곤충 소리와 같은 숲의 자연음을 채집하여 AI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아 작곡한 음악과 추억의 영화 음악을 예술가가 하나의 서정적인 서사 구조로 엮어 냈습니다. 인간의 창작 역량과 해석을 바탕으로 AI 기술의 예술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 주는 시도라는 점에서, 단순한 AI 작곡이나 기술 시연 공연과는 차이가 있죠. 기술과 자연, 인간의 목소리가 하나의 유기적 서사로 엮이면서 과거·현재·미래의 시간이 겹겹이 어우러지고, 관객은 단순히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숲을 경험하며 함께 입체적 동화를 완성해 갑니다. 기술, 인간, 자연, 도시가 별빛 아래 공명하며 살아 움직이는 이 퍼포먼스는 고정된 조형물이 아닌 행위 기반 공공미술이자, 미디어 심포니 시대의 서막을 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품의 캔버스로서, 중앙공원 야외공간의 어떤 점에 주목하셨나요? 도심 속 계곡처럼 완만한 경사와 자연 수목이 어우러진 공간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저는 이 지형적 깊이를 이용해 층위적 사운드 스케이프(soundscape)와 미디어 캔버스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가을밤, 공원 언덕 위로 펼쳐지는 열린 극장을 산책하듯 거닐 때마다 새로운 숲의 이미지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성남페스티벌은 중앙공원의 메인 콘텐츠 외에도 분당구청 잔디광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됩니다. 축제의 각 공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마법과 과학’입니다. 공원과 광장 같은 일상의 공간들이, 현실 위 ‘마법과 과학’이라는 두 번째 층을 입으며 낯선 환상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합니다. 관객은 각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새로운 마법 주문을 만나고, 그 감각의 전환들이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마법 지도’로 엮어 냅니다. 과학 기술과 예술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이 작은 환상들이 일상 속 마법 같은 기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메인 콘텐츠 <시네 포레스트: 동화>가 펼쳐질 중앙공원 야외공연장 언덕 전경. 도심 속 계곡처럼 완만한 경사와 자연 수목이 어우러진 이곳에, 이진준은 지형적 깊이를 이용한 층위적 사운드 스케이프와 미디어 캔버스 공간을 설계했다 기술은 감각을 확장하고 예술은 의미를 부여한다 경영대학에서 다시 미술대학으로, 또 예술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의 여정을 이어 오셨습니다. 그 과정이 어떤 자양분이 되어 주었는지요? 경영학은 제게 시스템적 사고를, 조소와 미디어 아트는 물질성과 서사에 대한 감각을, 예술철학은 존재론적 질문과 비판적 시선을 안겨 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단순히 ‘작품’을 만들기보다 그것이 총체적인 ‘경험’이 되는 ‘설계’에 주목하게 되었어요. 경영학은 복잡한 사회·경제적 흐름을 관계의 맵(map)으로 그리는 사고의 틀을, 조소와 미디어 아트는 추상적 네트워크를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형태로 구현하는 손과 몸을 길러 주었습니다. 예술철학은 그 형식들이 무엇을 드러내고 또 무엇을 감추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했지요. 이 세 축이 만나면서 제 작업은 하나의 오브젝트(object)나 매체에 머무르지 않고, 관객·환경·기억·데이터가 상호 작용하는 총체적 경험의 ‘설계’로 확장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저는 작품을 ‘제작’한다기보다, 감각과 서사, 기술이 만들어 낸 생태계를 ‘정원사처럼 가꾸는(cultivating)’ 예술가입니다. 그 생태계 안에서 관객 스스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여백을 남기는 방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과 경계를 오랫동안 탐구해 오시면서, “예술과 기술은 별개 분야가 아니라 단일한 이해를 추구하고 상호보완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라고 하셨는데요, 이 융합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증강된 공감(augmented empathy)’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우리의 감각을 확장하고 재배치하며, 예술은 그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죠. 이 둘이 만날 때 우리는 타인의 경험, 나아가 비인간 생명, 인공지능, 심지어 지구 환경까지도 내면에 이입할 수 있는 새로운 감수성을 얻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시청각적 감탄을 넘어서, 서로의 입장을 체험하며 더 나은 공존 방식을 모색하자는 윤리적 요청으로 이어집니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인간–기계–자연 간의 감각적·정서적 간극을 좁히고, 확장된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사회적 상상력을 키워 가는 데 목적이 있죠. 저는 오랫동안 ‘소통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 아래 서로 다른 세계의 경계를 탐구해 왔는데, 공감이란 그런 세계들이 교차하는 지점입니다. 결국 기술과 예술의 융합이 추구하는 가치는 화려한 기술의 시연이나 융합 그 자체가 아닌, 기술을 통해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야기를 질문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예술’을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벽화, 비디오, 실험극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업은 결국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가장 적합한 형식을 찾기 위한 과정일 텐데요, 원하는 답을 얻어 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완전히 도달했다기보다는 현대미술의 최전선에서 여전히 실험 중입니다. 프로젝트마다 매체를 달리하며 그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할 정확한 ‘언어’를 찾으려 하죠. 이 과정에서 새로운 매체의 미학을 조금씩 이해하고 감각을 확장하게 됩니다. 이런 감각적 지평을 확장해 온 역사가 곧 사유의 확장을 견인해 왔다고 느끼죠. 정답을 찾기보다는 좋은 질문을 만드는 예술가가 되고자 해요. 감독님의 예술 세계에서 ‘경계공간’과 ‘총체성’은 지나칠 수 없는 키워드입니다. 총체성이란 ‘소리와 공간 경험, 시청각과 촉각까지 어우러진, 반복되지 않는 유일한 한순간의 경험’이고, 이를 담아낸 미래 예술을 추구한다고 하신 바 있죠. 성남페스티벌에서도 그 감각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시네 포레스트: 동화(動花)>는 제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총체적 경험(total experience)’과 ‘경계 공간 경험(liminoid experience)’을 현장에 불어넣는 실험입니다. 먼저 총체성 측면에서는, 기존의 시청각 중심 공연을 넘어선 다층적 감각을 동시에 호출합니다. 시네-포레스트 프로젝션이 숲을 360° 화면으로 바꾸면, 별빛과 나뭇잎의 흔들림, 저녁 공기의 온도차와 흙냄새까지 하나의 서사적 레이어로 작동하죠. 관객은 앉아서 ‘관람’하기보다 걷고, 숨 쉬며, 자신의 심장 박동과 발소리까지 작품에 투영되는 총체적 경험 속에 들어섭니다. ‘보는 것’과 ‘듣는 것’ 사이, 물리적 몸과 가상 이미지 사이의 경계는 의도적으로 흐려지게 되죠. 경계 공간 경험은 이러한 경계가 무너지는 찰나, 즉 현실과 환상의 틈새에서 발생합니다. 밤이 내려앉는 전이(transition)의 시간, 자연 음향이 AI 알고리즘과 뒤섞여 재구성되는 순간, 그리고 추억의 영화 음악들을 통해 관객은 숲 속 열린 극장에서 저마다 기억의 여행을 떠납니다. 이때 공간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 자연과 기술이 중첩된 잠정적·과도기적 무대가 되죠. 관객은 익숙함과 낯섦 속에서 스스로 존재의 위치를 재조정하고, 그 지점에서 경계 공간 특유의 호기심과 설렘이 피어나도록 연출할 예정입니다. 결국 이번 퍼포먼스는 기술·자연·인간이 실시간으로 상호 종속·확장하는 동적 생태계를 통해 ‘한순간만 존재하는, 다시 반복되지 않을 총체적·경계적 경험’을 지향합니다. 그 순간 시민들은 관객이자 참여자가 되고, 숲은 극장인 동시에 오케스트라이며, 도시의 평범한 밤은 단 한 번 피어나는 동화의 장면으로 변모합니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총체성과 경계 공간의 오늘날 버전입니다. 앞으로 인공지능과 예술이 어떤 접점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과 협업하는 창작의 동반자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이를 인격체로 대하지 않으며, 데이터 편향·저작권·책임 문제 등을 설계 단계에서 다루는 윤리적 큐레이션이 필수적입니다. 과한 기대나 두려움을 가질 필요도 없죠. 저는 매일 아침 새로운 물감을 만지는 기분으로 AI를 마주합니다. 마치 새로운 장난감처럼, 설렘과 더불어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에 대한 상상의 폭을 넓혀 주죠. 앞으로 예술과 AI의 접점은 인간의 개념적 상상력, AI의 계산적 알고리즘, 자연과 도시의 물리적물리적 조건, 그리고 관객의 참여가 서로를 울리며 확장된 공감을 만들어 내는 장이 될 것입니다. 그 접점을 이해하고 설계하기 위해서는 ‘시(詩)’에 담긴 ‘비어 있음’을 읽어 내는 인간 고유의 인문학적 감수성이 더욱 중요해지겠죠. 2024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 설치된 이진준의 <방황하는 태양 시리즈 Wandering Sun Series> Jinjoon Lee, Wandering Sun, 2024. Single channel video installation, Unreal Engine 5, AI algorithm, NASA Earth observation data, 4×17m 2.6pt, 04'15“ 스스로의 정체성을 한 단어로 소개한다면, 무엇으로 불리고 싶으신지요? 동아시아 문인(literati)의 전통을 잇는 ‘예술가 학자(artist–scholar)’입니다. 특히 데이터를 가꾸어(cultivating) 인간과 자연 그리고 과학 기술을 융합해 독특한 공간 경험(liminoid)을 만드는 정원사, 데이터 가드니스트(Data Gardenist)라 표현하고 싶네요. 예정된 주요 작업, 또 예술가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14년 만의 국내 개인전이 8월 23일부터 10월 18일까지 성북동 BB&M 갤러리에서 진행됩니다. 인간의 홍채 데이터를 활용한 신작들의 첫 공개를 통해 최근 지드래곤, 카이스트 인공위성센터와 협업한 우주 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 지드래곤’의 배경을 전달하고자 해요. 여름방학과 안식년 기간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세인트존스 칼리지(St. John’s College)와 엑서터 칼리지(Exeter College), 일본 도쿄예술대학교 방문교수로 연구하며 미뤄 왔던 책 집필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또 AI 등 새로운 융합기술의 활용을 기반으로, 오케스트라 편성에 전자 악기와 데이터 소니피케이션(data sonification), 몰입형 영상 디자인을 접목한 미디어 심포니 공연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인데요, ‘거인’이라는 주제 아래 인간·자연·기계의 서사를 미디어 교향곡 형태로 담은 첫 레퍼토리를 준비 중입니다. 성남페스티벌 <시네 포레스트: 동화(動花)>에서는 제가 AI를 이용해 작곡한 ‘쓰러진 거인’을 최초 시연하게 되죠. 미디어 아트는 결국 ‘공연’의 형태로 귀결되리라 봅니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장르의 탄생이 AI의 도래로 더욱 빨라지고 있죠. 그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로서, 성남에서 이 새로운 변화를 보여 드릴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시네 포레스트: 동화(動花)>가 지속 가능한 새로운 도시 브랜드로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축제는 결국 참여자의 손에서 완성되겠지요. 성남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무엇을 경험하고, 사유할 수 있기를 바라시는지요? 공기·빛·소음처럼 평소 도시 속 ‘배경’으로만 존재하던 요소들이, 예술적 매개를 통해 마음속 ‘진경(眞景)’으로 다가오는 순간을 경험해 보세요. 이를 통해 우리가 호흡하는 공간이 살아 있음을 느끼고, 도시 생태와 타인에 대한 감각적 연대를 떠올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AI 시대의 기술에 대한 감탄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지금, 기술이 빚어낸 새로운 예술을 공감각적으로 체험하며 위로받길 바랍니다. 단순한 기술 시연회가 아닌 ‘새로운 예술’을 마주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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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계의 예술+기술 융합 축제: 도시의 표면을 수놓는 빛, 내면을 울리는 진동
현대 도시는 거대한 예술의 전시 공간이자 무대이다. 건물 외벽을 가득 채운 스크린에는 가상의 파도가 치고, 밤이 되면 프로젝션 매핑이 도시의 표면을 춤추게 한다. 동시에, 그 눈부신 표면의 스펙터클 너머에서는 도시의 철학과 정체성이 숨 쉰다. 그 이면을 드러내고 약동하는 표면과 접목하여 또 다른 스펙트럼을 펼치는 장이 있다. 바로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축제이다. 이들이 펼치는 새로운 접면은 도시의 겉과 속을 동시에 비추는 특별한 순간이다. 도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디어 아트 축제는 한편으로는 화려한 볼거리로 도시 브랜드를 빛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도시민의 내면적 경험과 공동체 의식을 일깨운다. 린츠의 랜드마크인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 © Shutterstock 이번 지면에서는 필자가 2022년 <아트뷰>에서 ‘도시의 증강된 문화적 표면으로서의 미디어 파사드와 도시 브랜딩’을 탐구했던 시선 위에, 2025년의 관점으로 세계 곳곳의 예술+기술 융복합 축제들을 살펴보려 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문화와 맥락 속에서 빛과 데이터, 감성과 철학으로 현대 도시의 얼굴과 속내를 그려 내고 있다.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 기술과 문화가 춤추는 오스틴의 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매년 3월 열리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는 음악과 영화, 기술이 한데 어우러지는 융복합 페스티벌의 대명사이다. 1987년 음악 축제로 출발한 이 행사는 이제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수십만 명이 찾는 글로벌 행사로 성장했다. 축제 기간에 도시는 거대한 미래 실험실이 되고 거리와 공연장, 갤러리들은 혁신적인 브랜드 부스와 예술 설치물로 가득 채워진다. SXSW는 오랜 호흡의 맥락과 그렇게 쌓아올린 풍경을 토대로 수십 년간 오스틴을 글로벌 무대에 올려놓으며, ‘음악·영화·기술 분야의 다음 큰 흐름을 볼 수 있는 곳’으로서 도시의 위상을 높였다. ‘Keep Austin Weird’라는 도시 모토답게, 이 축제는 비전과 실험 정신으로 도시를 특별하게 만드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SXSW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단연 인공지능(AI)과 실감기술(XR)이 전면에 떠오른다. 2024년 SXSW에서는 ‘올해 가장 뜨거운 주제는 AI’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만큼 매일같이 생성형 AI와 미래 미디어에 관한 세션이 열렸다. 관람객들은 XR 전시관에서 메타 퀘스트·애플 비전 프로와 같은 최신 헤드셋을 쓰고 몰입형 VR/AR 경험을 체험했고, 가상의 빛과 소리가 어우러진 360° 공연은 관객을 황홀경으로 이끌었으며, 가상 K-Pop 공연에서는 눈앞의 홀로그램 아이돌을 피하려 한 걸음 물러설 만큼 현실같은 경험을 선사했다. 세계 각국의 문화·기술 대표단이 팝업 하우스를 열어 자국의 혁신 문화를 선보였고, 한국 역시 한국공동관을 운영하며 다양한 참여자들과 접점을 형성했다. 이러한 글로벌 교류의 장은 SXSW를 세계 창의인재들의 만남터로 부각시키며 도시 브랜드에 힘을 더했다. 이렇게 SXSW는 최첨단 기술과 창의적 예술, 비즈니스를 아우르는 현대 도시 축제의 복합적 위상을 보여 주고 있다. 밤하늘을 수놓는 드론 쇼와 거리 한복판의 개방형 토론 세션, 전 세계의 기술 및 문화예술 대표 주자들과 관객이 어우러지는 네트워킹 파티까지, SXSW의 풍경은 오스틴이라는 도시의 창조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거울로서 기능한다. 음악과 영화, 기술이 한데 어우러지는 융복합 페스티벌 SXSW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오스트리아 린츠) : 예술·기술·사회가 빚어낸 미래도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 페스티벌은 예술+기술의 융복합 축제의 대명사이다. 한때 철강 산업으로 부흥하다 산업 구조 개편으로 쇠락했던 오스트리아의 소도시 린츠(Linz)를 활성화시키고 미디어 아트의 메카로 거듭나게 한 성공 사례이자 핵심 원동력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이 페스티벌이다. 1979년 첫 시작 이래 4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이 축제는 ‘예술·기술·사회’라는 키워드 아래 지역의 역사성과 현대적 감각을 잇는 콘텐츠로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했고, 예술+기술의 실험 정신을 도시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서 부상시켜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20년대 들어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AI와 기후위기 등 인류가 직면한 새로운 쟁점을 예술로 사유하며 사회 속 기술과 예술의 관계망과 그들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2024년 축제의 주제는 ‘HOPE – who will turn the tide’였는데, 기술 발전 속의 희망과 그 이면의 절망을 역설적으로 조망하며 복합적인 미래의 탐색을 모색하는 철학적 물음을 던졌다. 올해 페스티벌의 주제는 ‘PANIC – yes/no’로, 오늘의 시스템 충격과 긴급성, 불안, 변혁의 가능성과 집단적 감정 대응에 대한 탐구의 방향성을 제안했다. 이처럼 그해의 주제 아래, 세계 100여 개국에서 모인 아티스트·과학자·기술자·기획자들은 첨단 작품과 담론을 선보인다. 관객은 로봇 팔과 함께 춤추는 퍼포먼스나 AI와 관객의 대화로 완성하는 생성 예술 작품 등을 통해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어선 경험을 한다. 축제 기간 린츠의 도심은 박물관과 성당, 공장 지대까지도 전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시민들 역시 자발적 참가자로서 도시를 활보한다. 페스티벌의 상설 기관인 퓨처랩(Futurelab)은 자체 개발한 기술력을 축제에서 펼치는데, 하늘을 수놓는 거대한 드론 쇼, 공간 전체를 아우르며 의학·역사·문화 콘텐츠를 제안하는 몰입형 시스템은 이들이 선도한 것이다. 또한 이들은 관광청 등 주요 도시 기관과 협력, 시민과 여행자가 직접 자기 도시를 3D 스캔해 공유하는 실험적 시도 역시 진행했다. 과거의 산업 도시 린츠가 예술·기술·혁신의 미래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축제를 통한 도시 이미지 재창조 그리고 시민참여와 시민의식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불빛이 떠오를 때, 린츠의 밤은 단지 아름답기만 한 것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경이와 성찰로 그곳에 자리한 많은 사람들을 연결한다. 2025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포스터 재팬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일본 도쿄) : 대중과 예술이 만나는 디지털 문화의 축제 일본 문화청이 주최하는 일본 미디어 예술제(Japan Media Arts Festival)는 예술에서 서브컬처까지 다채로운 문화예술 스펙트럼을 아우른다. 1997년 시작되어 매년 도쿄에서 열리는 행사는 디지털 아트, 미디어 아트라 불리는 기술 기반 예술 영역부터 엔터테인먼트, 애니메이션, 만화까지 다양한 문화예술 영역에 대한 작품 공모와 시상을 진행하며, 일본이 자랑하는 예술 지형을 펼친다. 한쪽 전시장에서는 관객의 뇌파를 실시간 분석해 영상으로 투사하는 인터랙티브 아트가 펼쳐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인기 애니메이션의 감독과 관객이 소통하는 토크쇼가 열린다. 예술가와 팬덤이 함께 만드는 축제라는 점에서 관객 참여가 특히 돋보이는데, 어린 학생부터 업계 전문가, 코스프레 차림 젊은이들까지 각양각색의 관객이 모여들고 경계 없는 창작 문화의 장이 펼쳐진다. 수상작 전시는 도쿄 국립신미술관 등 유서 깊은 문화 시설뿐 아니라 거리의 미디어 보드나 지하철 역사 등에서도 이루어져 도시 공간과 일상 속 미디어 아트를 구현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이러한 노력은 도쿄를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도시 브랜드로 부각시키는 데 기여한다. 정부 주도 행사인 만큼 공모와 시상을 통한 신진 예술가의 발굴·지원 역시 활발해서, 페스티벌 출신 작가들은 이를 기반으로 꾸준히 국제 무대에 진출하며 일본 디지털 콘텐츠 산업 위상에 기여하고 있다. 다채로운 문화예술 스펙트럼을 선보이는 재팬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Sun and Moon Room, “Sun and Moon Room” Production Team [Japan], Interactive art, 25th Art Division Grand Prize ©https://<a data-hook="web-link" href="http://j-mediaarts.jp/" rel="noopener noreferrer" target="_blank">j-mediaarts.jp MUTEK(캐나다 몬트리올 본 축제, 비정기 세계 순회 축제) : 전자 음악과 디지털 창의 축제 뮤텍(MUTEK)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시작되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전자 음악·디지털 아트 페스티벌이다. 2000년 첫 행사 이래 몬트리올을 비롯해 멕시코시티·바르셀로나·도쿄 등 여러 도시에서 글로벌 시리즈로 확장 행보를 걸어왔다. 그중 본고장인 몬트리올 뮤텍은 매년 여름 살아 있는 전자 사운드와 실시간 비주얼 아트의 향연을 선사하며 도시 전체를 실험적 클럽이자 갤러리로 변모시킨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AV(Audio Visual) 공연, 낮 시간의 워크숍과 심포지엄 등 예술가·기술 개발자·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몰입형 플랫폼이기도 하다. 본디 몬트리올이라는 도시 자체가 재즈 페스티벌 등 활발한 문화 행사로 유명한데, 뮤텍의 존재는 여기에 첨단 예술 도시의 이미지까지 더했다. 몬트리올이 유네스코 미디어 아트 창의도시에 선정되는 데엔 뮤텍과 같은 축제들의 공헌도 컸던 셈이다. 뮤텍의 융합 포인트는 ‘소리와 빛의 결합’이다. 한밤중 공연장에서는 최첨단 음향 시스템을 통해 전자 음악가들의 즉흥 라이브가 울려 퍼지고, 무대 위 스크린과 레이저 조명은 음악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는 추상 비주얼을 쏟아 낸다. 관객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눈앞에서 생성되고 변형되는 데이터 시각화의 세계에 온몸으로 빠져든다. 이처럼 라이브 코딩과 실시간 영상 합성 등의 기술이 예술 표현과 만나 새로운 형태의 공연 예술을 만들고 알리는 데 뮤텍의 역할이 컸다. 뮤텍은 신진 예술가들의 플랫폼이기도 하다. 혁신적인 사운드 아티스트들이 첫 무대를 꾸미고 세계로 발돋움하는 통로가 된다. 관객 참여 측면에서는, 청중이 직접 모듈러 신시사이저 실습을 해보거나, VR 설치 작품 속에 들어가 가상공간을 거니는 등 능동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축제의 일부 행사는 공원이나 옥외 광장에서 열려 도시 공간 자체가 무대가 된다. 이를 통해 일상적인 도시 풍경은 색다른 소리와 이미지를 입히는 공공예술의 장이 되며, 시민들은 익숙한 거리가 얼마나 창조적인 에너지로 가득 찰 수 있는지 체감한다. 뮤텍은 이렇듯 몬트리올을 디지털 창의성의 허브로 각인시키고 있다. 전자 음악 애호가부터 미디어 아트 전문가까지 다양한 방문객들이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고, 이에 힘입은 몬트리올은 다양성과 기술 예술이 숨 쉬는 도시로 국제적 위상을 이어 간다. 뮤텍의 밤을 채우는 전자음과 스크린의 추상 형상들은, 몬트리올이라는 도시가 품은 혁신의 리듬과 맥박일 것이다. Priori & Jęk c/Kinga Michalska, MUTEK Montréal 2024 <a data-hook="web-link" href="http://xn--montreal-tka.mutek.org/" rel="noopener noreferrer" target="_blank">©montreal.mutek.org 축제, 도시의 가치를 각인시키다 SXSW,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재팬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뮤텍. 이들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탄생했지만, 모두 예술과 기술의 조우가 만든 도시의 새로운 표정을 보여 준다. 축제가 열리는 며칠 동안 도시는 마치 거대한 미디어 파사드가 된 듯 화려하게 빛나지만, 그 빛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시대와 도시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예술가와 공학자, 관객과 시민이 한데 어울려 만들어 낸 집단의 경험 속에서, 우리는 현대 도시가 직면한 쟁점들을 놀이와 예술로 풀어내고 함께 미래를 상상한다. 도시 브랜드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축제들은 단순한 관광 이벤트를 넘어, 도시가 추구하는 가치와 정체성을 세계에 각인시키는 상징적 미디어로 작용한다. 오스틴은 SXSW로 창조적 스타트업 도시의 이미지를, 린츠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로 예술·기술 선도 도시의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국내의 경우 서울시가 주최하는 기술과 예술 융합 표방 축제 서울라이트(SEOUL LIGHT), 기술 기반의 창제작 표방과 시민 접점 형성을 지향하는 파라다이스 아트 랩 페스티벌(Paradise Art Lab Festival) 등 지자체와 민간 운영 축제도 풍부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비디오 아트에서 시작해 테크와 예술의 연계 활동으로 확장한 ‘OK. Video–인도네시아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디지털 아트와 전통융합을 내세우는 태국 최대 디지털 아트 페스티벌 TDAF(Thailand Digital Arts Festival),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표방하며 갓 출범한 하이난 동남 테크놀로지&아트 페스티벌(Hainan Southeast Technology & Art Festival) 등 다양한 축제를 만날 수 있는데, 기술과 연계한 페스티벌이 각자의 도시에서 밝게 명멸하며 활기를 순환시키는 장면은 그 유효성과 당위성을 한 층 강조한다. 그러나 이 축제들의 진정한 가치가 비단 외부에 드러나는 표면의 반짝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막이 내리고 축제의 불빛이 사그라든 뒤에도, 도시에 남는 것은 내면에 새겨진 변화이다. 축제를 통해 촉발된 창의적 영감은 지역의 스타트업을 탄생시키고, 시민들의 문화적 자부심을 높이며, 정책 입안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또한 예술가와 과학자, 일반 대중이 소통한 경험은 공동체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참여형 도시문화의 토대를 쌓는다. 한때 무심히 스쳐 지나던 빌딩 외벽 이 축제 기간에 눈부신 예술의 캔버스로 변모했다면, 이후 그곳을 지나는 이들의 눈에는 더 이상 빌딩의 삭막한 회색이 아닌 가능성의 색채가 어른거릴 것이다. 현대의 도시는 이렇게 축제를 통해 자기 자신을 갱신하고 확장해 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한다. 이러한 예술+기술 축제들을 서정적이고 관조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때 떠오르는 한 이미지가 있다. 도시라는 생명체의 맥동이다. 낮에는 분주히 돌아가는 경제와 시스템의 도시가, 밤이 되면 예술과 기술의 불빛 속에서 숨겨 둔 꿈을 드러내 보인다. 빛나는 도시의 표면은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지만, 그 진동은 마음 깊숙이 울려 퍼져 우리로 하여금 인간과 기술, 도시와 삶의 조화를 숙고하게 만든다. 축제의 시간 동안 우리는 도시의 겉모습과 속마음 모두와 조우하고, 그 경험은 도시에도 영감을 준다. 우리의 도시들이 앞으로 얼마나 감각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도시 축제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세계의 선례들은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도시 표면에 새겨지는 찬란한 예술의 빛과 그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창의와 공동체의 열기가 만나, 언젠가 우리 도시도 고유한 미래의 얼굴을 빚어내길 바란다. 결국 도시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상상력이 켜지는 순간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법이니까.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FLOCK OF/bit.studio (TH), 2024, Photo: <a data-hook="web-link" href="http://vog.photo/" rel="noopener noreferrer" target="_blank">vog.photo ©https://<a data-hook="web-link" href="http://ars.electronica.art/" rel="noopener noreferrer" target="_blank">ars.electronica.art 글 허대찬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디렉터 미디어 아트 및 디자인 분야의 연구자, 큐레이터, 교육자로서 국내 미디어 아트 활동의 순환 및 아카이빙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a data-hook="web-link" href="http://aliceon.co.kr/" rel="noopener noreferrer" target="_blank">aliceon.co.kr) 편집장, 게임 연구 집단 더플레이 대표, 한국디자인사학회의 학술지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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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1] 국립무용단 <사자의 서>: 삶의 본질에 다가서기
국립무용단의 <사자의 서>가 8월 30일 성남아트리움을 찾아온다. 삶과 죽음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불교 경전인 『티베트 사자의 서』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2024년 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김종덕이 부임 후 처음 선보였던 안무작으로, 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여름 성남에서 관객을 만나게 됐다. 글 장지영 국민일보 선임기자, 공연 칼럼니스트 | 사진 제공 국립무용단 『티베트 사자의 서(死者의 書)』는 ‘제2의 붓다’로 꼽히는 티베트 불교의 고승 파드마삼바바(Padmasambhava)가 8세기에 저술한 경전이다. 사후 세계를 경험한 승려들의 증언을 토대로 썼다고 알려졌다. 원래 티베트어 제목은 ‘바르도 퇴돌(Bardo Thodol)’, 즉 ‘죽음과 환생 사이의 중간(바르도)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해탈에 이르는 가르침(퇴돌)’이라는 뜻이다. 생전에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채 죽음을 앞두게 된 사람을 위로하는 한편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수행할 것을 권한다. 『티베트 사자의 서』는 1927년 영어로 번역 출판된 이후 서구 종교학, 심리학, 예술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유명하다. 국립무용단이 지난해 초연한 <사자의 서>는 김종덕 예술감독이 명상적인 주제를 다루는 대만 현대미술 작가 차웨이 차이의 <바르도>에서 영감을 받아 안무한 작품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바르도>는 『티베트 사자의 서』를 소재로 한 멀티미디어 작품이다. 평소 제의와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안무를 해 온 김종덕 감독이 주목한 것은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단계’라는 경전의 핵심 주제다. 이를 토대로 김 감독은 음양의 조화와 변화를 통해 우주 만물이 생성되고 발전한다는 태극 사상을 작품 뼈대로 삼았다. 태극의 홍색과 청색 면은 서로 단절된 듯하지만 하나로 수렴되고 순환하는 구도를 띤다. 삶과 죽음 또한 단절이 아닌 순환과 보완의 관계로 보는 관점은 작품의 안무와 미장센에 깊게 투영돼 있다. 죽음은 수직적인 개념으로, 삶은 수평적인 개념으로 무대에 직조된 것이 대표적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작품은 죽음 후 망자가 겪는 49일의 여정을 단계적으로 보여 준다. 1장 ‘의식의 바다’는 죽음을 애도하는 제의로 시작한 뒤 저승사자가 등장해 망자를 사후 세계로 인도한다. 죽음의 강을 건너며 춤추는 망자의 독무와 죽음을 애도하는 살아 있는 자들의 웅장한 소리가 죽음과 삶의 대비를 강렬하게 보여 준다. 2장 ‘상념의 바다’에선 망자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소년기부터 장년기까지 차례로 전개되는 가운데 수많은 사건의 환영에 사로잡혀 있는 망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삶을 회상하며 겪는 기쁨, 슬픔, 고통 등 수많은 감정을 담은 춤은 망자의 내면을 표현한다. 그리고 장례 절차 중 관의 훼손을 막기 위해 발로 흙을 밟는 ‘회다지’가 여성 군무로 재해석됐다. 마지막 3장 ‘고요의 바다’는 시작과 끝을 구분하기 어려운 움직임의 반복을 통해 삶과 죽음이 연결돼 있다는 철학을 담았다. 삶에 대한 집착과 욕망을 내려놓은 망자의 절제된 표정과 과장되지 않은 움직임은 깨달음의 단계를 드러낸다. 그리고 이승에 남은 이들이 49재를 마무리하는 장면은 관객에게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삶의 원동력을 찾도록 만든다. 이 작품은 관념적인 죽음을 소재로 한 만큼 관객의 직관적 이해를 위해 미장센에 신경을 많이 썼다. 무대디자이너 이태섭이 만든 무대는 바닥부터 양쪽 벽까지 삼면이 백색으로 채워지고, 장면에 따라 벽이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회전한다. 여기에 야광 호스와 블랙 라이트를 활용해 죽음과 영혼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천장에서 바닥으로 투사되는 다양한 이미지와 영상으로 죽음 이후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그리고 현대무용 안무가이자 무용음악 작곡가로 활동하는 김재덕이 1·2장, 거문고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황진아가 3장의 음악을 맡아 망자의 애절함과 사후 세계의 신비로움을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전통 복식의 틀을 고수하면서도 치마의 긴 트임과 찢긴 듯한 끝자락으로 현대성을 가미한 의상도 아름다운 미장센에 기여했다. 초연 당시 이 작품은 국립극장 대극장인 해오름극장을 활용하다 보니 국립무용단 단원 50명이 총출동하는 대규모 스펙터클로 선보였다. 하지만 올해 지역 순회공연을 위해 장식적이거나 반복적이었던 구성과 규모를 수정해 25명이 출연하는 버전으로 재안무했다. 삶에서 군더더기를 덜어냄으로써 본질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야말로 작품의 주제라는 점에서 투어 버전이야말로 김 감독의 처음 구상에 더 가까워졌는지도 모르겠다. 국립무용단 <사자의 서> 일시 8월 30일(토) 오후 3시 장소 성남아트리움 대극장 문의 031-783-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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