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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기타 / 2006-09-24 21:13:52 조회 : 11081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 19세기말에 지어진 파리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이루어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정확히 말하면 '오페라의 유령'의 한국프로덕션)을 지난 4월 6일 LG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었다. 객석 당 십 만원 정도 하는 티켓이 한 달 전에 예약해야 될 정도로 연일 매진 되고있는 이번 공연을 보고 우리나라 뮤지컬관객들은 참 인내심 많고, 관대하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1986년 10월 9일 영국 머제스틱 극장(Her Majestic Theatre)에서 초연 된 이 작품의 원작은 어떤지 모르지만, 한국프로덕션에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객석에 진하게 던져지는 감동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무대장치나 시설은 그런 대로 실감나게 만들려는 노력(아직 유치한 부분도 보였다)이 있었지만 작품의 예술적 진행에서의 감동적이며 입체적인 갈등이나 절정 같은 것은 없었다는 것이다. 작품 전체적으로 대사가 실린 성악에 너무 네러티브(narrative)하게 의존하여 작품 진행의 리듬이나 탄력을 잃고 있었으며, 극적인 생동감이 살아나지 못하는 단선적인 작품전개는 싱거운 느낌을 떨칠 수가 없게 만들었다. 특히 현시대 대표적인 종합예술인 뮤지컬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는 안무가 실종되어 있는 모습에서 이 작품이 진정한 의미에서 뮤지컬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공연예술(performing arts)에는, 무용(dance), 음악(music), 연극(drama)등 세 장르의 예술이 대표적인 예술장르로 포함된다. 바로 이 3개의 공연예술이 절묘하게 조화되어 새롭게 탄생되는 예술이 뮤지컬이다.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현대적 뮤지컬의 이런 기본적 예술통합의 요소가 실종되고, 단지 성악가들이 자신들의 노래만 불러나가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공연에서 가장 크게 결여된 부분이 되어있던 무용안무가 뮤지컬 완성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자. 사실 초창기 뮤지컬에서는 무용이 단순히 극의 서정적 분위기를 표출하고, 객석의 박수를 유도하는 장면을 만드는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심지어는 장면 변경동안 관객들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역할만 할 때도 있었다(이번 공연에서 이런 시대에 뒤떨어지는 보습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한 안무가이며 뮤지컬 감독인 아그네스 드 밀레의 뮤지컬 발레 '오클라호마(Oklahomo)'이후로, 뮤지컬에서 안무는 극장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기 시작했다. 특히 20세기의 위대한 천재적 안무가인 뉴욕시티발레(New York City Ballet)의 상임안무가 제롬 로빈스(Jerome Robins)가 그의 위대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나 '지붕 위의 바이올린(Fiddlers on the Roof)'를 제작한 이후로부터는 뮤지컬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무용, 음악, 드라마가 서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인간 신체의 움직임으로 가장 함축적인 의미를 던져내는 예술인 무용은, 말이나 글로 표현하려면 몇 권의 책이 되어야 할 내용을 가장 간결하게 표현해낸다. 특히 뮤지컬에서 무용은 여러 기능을 한다. 뮤지컬의 스토리나 줄거리를 이끌어 나가고, 무드를 만들고, 주제를 천착하며, 몸짓 대화로 사용되고, 코미디를 만들고, 엄청난 스펙터클을 형성하기도 한다. 바로 이런 면에서 볼 때 이번 '오페라의 유령' 한국프로덕션 공연에서는 무용의 역할은 거의 아무것도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평자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밋밋하고 싱겁기만 한 분위기가 전부 작품에서 무용적인 안무가 없기 때문에 그랬다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이미 보았지만 유치하다고 할 정도의 단순한 스토리 전개와(학예회를 보는 것 같았다), 극 전체에서 사라져버렸던, 작품진행의 끈적거리는 감동 같은 것의 상실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작품의 이런 단선적인 전개로 나타나는 결함에 기름을 부은 것이 현대 뮤지컬의 가장 기본적이며 필연적인 요소인 무용 안무의 실종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작품에서도 무용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런데 그 모습이 주로 발레 연습하는 정도로 끝나, 출연자들의 무용적 움직임으로 극의 전개를 이끌어 나가면서 작품의 입체감을 높이거나 주제를 강화시키는 데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따라서 작품전체가 뮤지컬의 무용적 요소가 주는 생동감이나 활기참 같은 것은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서구의 현대적 뮤지컬 제작에서는 제작 초기에부터 무용의 안무가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뮤지컬 음악 자체가 벌써 무용의 안무를 전제로 하는 무용음악으로 작곡된다. 그리고 무대공간에서 무용이 사용할 수 있는 스페이스를 정확하게 측정하여 무용수 인원이나 무용수 등 퇴장의 위치 등을 확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심지어는 뮤지컬에서 무용수들이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무대를 변형 확장시키기도 한다. 사실 이번 공연의 원작 팜플렛을 보면 이번 작품의 원작 안무는 영국 코벤트 가든 로얄 발레 발레리나 출신 안무가 질리언 린(Gillian Lynne)이 안무한 것으로 되어있다. 원작에서의 안무도 이렇게 초라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한국프로덕션의 공연에서는 무용이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있었다. 작품 전체가 너무 음악에 취해있어, 뮤지컬이 또 하나의 중요한 시각공연예술이라는 견지에서 볼 때, 지성적으로 표출되는 이미지 같은 것은 찾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모더니즘의 획일적인 절대주의 사상을 극복한 포스트모더니즘시대가 성숙해 나가고 있는 21세기는 모더니즘적인 '문자의 시대'가 아니라,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영상의 시대'이다. 즉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가 이미지나 영상으로 나타나는 시각예술에 탐닉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는 21세기의 초현대 시대에서도 단순히 음향만으로 이루어지는 오페라가 사양예술이 되는 반면에, 무용수들의 함축적인 신체움직임의 이미지를 최선봉에 내세우는 클래식 발레가 21세기에 살아있는 예술이 되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평자는 이 글을 쓰면서, 평자가 무용평론가 이기 때문에 너무 무용에 관한 입장에서 글을 쓰지 않는가 하는 비판을 받을 우려를 계속 느끼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가 현대적 의미에서 뮤지컬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하고, 앞으로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종합예술이 진실 된 의미에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21세기 현대 뮤지컬 관객은 함축적인 의미전달과 함께 감동적이며 설득력 있는 스펙터클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작품전체에서 단순하고 네러티브한 성악연주로만 뮤지컬의 모든 것을 다한 것처럼 생각하던 이번 공연에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뮤지컬의 느낌을 찾을 수 없었다. 솔직히 공연을 다보고 난 관객들의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리고 사족 한마디를 붙이면, 이번 공연을 이루는 LG아트센터의 상업화된 모습이었다. 공연 휴식 도중에 오페라의 유령이 쓴다는 흰색 마스크를 팔러 다니는 것은 물론이요, 프로그램을 1개당 만원씩 받는 모습에서 너무 심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현시대의 예술중 일부가 광고(adervertisement)인지, 문화(culture)인지 쉽게 구분하지 못 할 정도로 세계 전체적으로 '예술의 상업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근래 LG아트센터의 극단적인 상업성 추구의 모습은 느낌이 좋지 않았다. 개관 때부터 일반 중산층 관객들과 계속 괴리 시키려는 듯한 극장측의 의도와 비슷한 궤를 그리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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