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기술의 만남은 거창한 장비나 완성된 결과물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때로는 함께 듣고, 움직이고, 코드를 쓰고, 이미지를 다루고, 이야기를 만들며 서로의 방법을 나누는 작은 모임에서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이 열린다. <아트×테크 창작랩>의 ‘뉴아트 클럽’은 바로 그런 실험을 위한 스터디형 커뮤니티다. 필드 레코딩부터 키네틱 아트, 바이브 코딩, 무빙 이미지, TRPG, 신시사이저, 놀이 창작까지, 서로 다른 주제를 가진 7개의 클럽은 창작자들이 스스로 배우고 교류하며 예술·기술 융합의 감각을 확장하는 장이 되고 있다.
글 손세은 성남문화재단 홍보기획부
# 필드 레코딩
클럽장 구래연 | 도시 환경과 비인간 존재의 관계를 탐구하는 다원예술가로, 생태적 감각과 기술적 매개를 결합한 연구 기반의 작업을 지속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도시 공간에서 발생하는 소리, 환경, 감각 구조 등의 비가시적 조건을 조사하고 이를 예술적 언어로 확장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뉴아트 클럽 활동 소개
‘우리는 무엇을 듣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도 사용하는 장비와 접근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소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현장의 소리를 채집하는 필드 레코딩과 비가청 범위의 소리 실험을 통해 ‘듣는 행위’ 자체를 다시 경험해 보고자 합니다. ‘소리란 무엇인가’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함께 질문하며 감각적 듣기를 실천하고, 각자가 채집해 온 소리를 바탕으로 그 장소와 시간, 맥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또한 필드 레코딩 장비의 사용법을 배우고, 직접 다양한 장소에서 소리를 채집해 보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스터디 구성원을 모집하는 신청서 양식에 모두 필드 레코딩 경험이 없다고 기재해 주셨지만, 실제로 스터디를 진행하다 보니 많은 분이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소리로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비가 없어도 휴대폰을 활용해 각자의 방식으로 소리를 채집하고 있었고, 삶의 여러 장면에 귀 기울이는 감각을 이미 지니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트×테크 창작랩>과 뉴아트 클럽을 통해 기대하는 점
다양한 주제의 클럽들이 진행되는 만큼, 다양한 관심을 가진 참여자들이 뉴아트 클럽을 통해 서로 배우고 교류하며 영감을 주고받는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뉴아트 클럽 안에서 만들어지는 관계와 흐름이 서로에게 시너지를 일으키고, 각자의 창작 세계를 넓혀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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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네틱 스터디
클럽장 송효근 | ‘움직임’을 포함한 키네틱 설치, 키네틱 오브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2025년 <업스케일링 성남> 1기에 참여해 키네틱 아트에 대한 개인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비정기 모임을 운영하며 참여 작가들과 상호 인사이트를 나누었습니다. 올해 <업스케일링 성남> 2기의 피지컬 미디어 분야 멘토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뉴아트 클럽 활동 소개
‘키네틱 스터디’는 실제 환경에서 작품에 어떠한 움직임을 부여하고, 그 움직임을 어떻게 설계하고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초적인 논의를 함께 나눕니다. 기초 단계의 기계 메커니즘의 구조와 원리를 함께 살펴보고, 나아가 간단한 설계 방법론을 함께 연구하며 참여자들이 기본적인 움직임을 스스로 만들고 경험해 볼 수 있는 활동을 주로 진행합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업스케일링 성남> 1·2기에 모두 참여한 이력이 있어, 기수 간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터디 구성원을 <업스케일링 성남> 1·2기 참여자로만 구성해 비슷한 관심사를 기반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터디 이후에도 각자의 창작 활동을 기반으로 계속해서 교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아트×테크 창작랩>과 뉴아트 클럽을 통해 기대하는 점
<아트×테크 창작랩>과 뉴아트 클럽은 정규 교육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와 자발적인 운영으로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제 막 시작 단계이지만 지역 예술가들이 예술·기술 융합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커뮤니티를 이어 나가며 서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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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be To Code
클럽장 유태양 | 주로 XR(eXtended Media) 분야에서 테크니컬 디렉터이자 교육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연, 전시, 미디어 아트 현장에서 기술이 작품 안에 들어가는 방식과 창작자가 새로운 도구를 자기 언어로 다루는 방법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업스케일링 성남> 1·2기의 멘토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뉴아트 클럽 활동 소개
‘Vibe To Code’ 클럽은 앤트로픽(Anthropic)사의 클로드(Claude AI) 모델을 활용한 바이브 코딩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개발자가 생성형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코드를 작성하는 ‘바이브 코딩’이 유행처럼 확산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코딩 없이 무언가를 빨리 만드는 일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방식을 각자의 창작 언어로 전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4주 동안 참여자들은 클로드 코드를 터미널에서 사용해 보고, 자신의 취향과 작업 규칙을 문서로 정리해 간단한 웹 프로토타입이나 포트폴리오 페이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마지막에는 다양한 도구를 연결해, 단일 결과물보다 다음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개인 창작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초반에는 대부분 AI와 채팅하는 방식에만 익숙했기 때문에, 실제 파일을 만들거나 고치고, 폴더 구조를 이해하고 작업에 필요한 도구를 연결하는 방식을 낯설어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만들어야 내 작업에 도움이 될지, 다른 사람과 함께 쓰려면 어떤 구조가 더 필요할지 고민하는 단계로 발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아트×테크 창작랩>과 뉴아트 클럽을 통해 기대하는 점
특정 기술을 배우는 강의형 프로그램을 넘어, 작가 자신이 가진 주제와 문제를 바로 펼쳐 놓고 함께 실험할 수 있는 자리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기술 전문가들은 자칫 기술 자체를 중심에 두기 쉽고, 반대로 비개발자 창작자들은 기술을 저 멀리 있는 전문 영역으로 느끼게 됩니다. 뉴아트 클럽은 그 사이에서 서로의 언어를 번역하고, 작은 프로토타입을 함께 만들어 보며, 각자의 작업 방식 안에 기술을 들여놓는 중간 지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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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빙 이미지 실험
클럽장 윤호현 | 디지털 매체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미디어 아티스트입니다. 모션 그래픽을 중심으로 뮤직비디오와 브랜드 영상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이미지와 구조 그리고 시스템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각적 관계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뉴아트 클럽 활동 소개
‘무빙 이미지 실험’은 각자의 취향과 관심을 움직임으로 번역해 보는 과정 중심의 워크숍입니다. 참여자들은 관심사를 키워드로 정리한 뒤, 이를 구조와 움직임으로 전환해 어도비(Adobe)사의 애프터 이펙트(After Effects)로 짧은 루프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지를 단순한 재현의 대상이 아니라 구조와 시간성을 지닌 매체로 다시 읽고, 각자의 방식으로 움직임을 구성하는 실험을 경험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참여자들이 서로의 작업을 매개로 사유를 확장해 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초기에는 각자의 취향을 설명하는 데 머물렀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왜 이 이미지에 끌리는지’ ‘이 감각을 어떻게 움직임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서로 질문하고 응답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습니다. 또한 특정 표현 방식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레퍼런스를 공유하거나 접근 방식을 제안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상호작용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각자의 사고방식을 확장하는 계기로 작동했습니다.
<아트×테크 창작랩>과 뉴아트 클럽을 통해 기대하는 점
참여자들의 취향과 관심이 새로운 작업의 연장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이미지를 단순히 소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내재한 구조와 움직임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읽어내고 각자의 방식으로 사유해 보는 경험은 이후 또 다른 작업의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무빙 이미지 실험’이 서로의 작업 방식을 열어 두고, 감각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열린 연결의 형태로 확장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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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PG 창작 워크숍
클럽장 이광현 | 파프리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관객의 경험을 설계하는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작품을 ‘함께 행위하게 하는 것’으로 이해하며, 관객을 관람자가 아닌 공동 저자이자 동료 플레이어로 초대하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뉴아트 클럽 활동 소개
‘TRPG 창작 워크숍’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분석하고, 직접 만든다’라는 흐름으로 운영된 4회 차 프로그램입니다. TRPG는 참여자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각자의 캐릭터를 선택하고 행동하며,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게임입니다. 워크숍은 TRPG를 직접 플레이해 보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이후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캐릭터의 역할과 욕망, 비밀을 설계하고, 마지막에는 세 팀이 각자의 TRPG를 만들어 서로 플레이하며 TRPG를 ‘행위성을 재료로 삼는 예술’로 실험해 보았습니다. 카드 덱, GM용 웹 도구, 캐릭터 시트 등 실제 제작 도구도 함께 다루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워크숍 내내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이어 가던 오래된 방식이 떠올랐습니다. 한 사람이 시작한 이야기에 옆 사람이 덧붙이고, 듣는 이의 반응에 따라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참여자들이 서로를 캐릭터 이름으로 부르고, 카드 몇 장을 단서 삼아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게임이 끝난 후에도 각자의 선택을 되짚는 대화가 한참 이어졌고, 서로를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아트×테크 창작랩>과 뉴아트 클럽을 통해 기대하는 점
알고리즘이 취향을 먼저 제안하는 시대일수록, 낯선 사람들과 한자리에 앉아 함께 무언가를 시도하는 시간은 더욱 귀해지고 있습니다. <아트×테크 창작랩>이 기술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도구로 실험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워크숍에서 참여자들은 관객에서 저자로, 다시 서로의 플레이어로 이동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 감각이 TRPG에 머물지 않고 각자의 영상, 설치, 퍼포먼스 작업으로도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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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시사이저101
클럽장 추호승 | 사운드와 비주얼의 결합을 통한 오디오 비주얼 작업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업스케일링 성남> 1기에 참여하며 성남 지역 작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개인 작업의 지평을 넓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뉴아트 클럽 활동 소개
신시사이저를 기반으로 한 앰비언트 음악의 정수를 탐구하고 감상하며, 나아가 직접 창작하는 과정을 함께합니다. 시대별 앰비언트 음악의 흐름을 짚어보고, 그 제작 방식을 심도있게 분석합니다. 이를 VCV Rack을 활용한 개인의 신시사이저 작업에 적용해 보는 것을 물론, 스스로 변화하고 진화하는 제너레이티브 뮤직(Generative Music)의 원리를 결합해 자신만의 무한한 사운드 환경을 구축하는 법을 모색합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일반적인 강의 환경에서는 질문이 적거나 개인적인 문의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뉴아트 클럽에서는 예술과 기술의 접점에 있는 작가들이 모인 만큼, 활발하고 깊이 있는 담론이 오가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는 적극적인 참여 모습이 저에게도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아트×테크 창작랩>과 뉴아트 클럽을 통해 기대하는 점
참여자들이 신시사이저와 앰비언트 음악에 대한 기술적 숙련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각자의 고유한 작업 방식 안에서 소리과 기술을 새롭게 실험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랍니다. 나아가 이 커뮤니티가 서로의 경험과 방법론을 공유하며 예술과 기술의 융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창작의 요람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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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와 매체 연구 클럽
클럽장 한광우 | 조각을 전공하고 미술교육과 예술학을 공부하며, 실기와 이론을 함께 탐구해 온 작가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색의 운동회> 연작에서는 신체 감상을 바탕으로 관객의 참여와 동적 사색, ‘놀이’적 창작 방식을 결합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뉴아트 클럽 활동 소개
놀이와 매체 연구 클럽은 참여자들이 직접 놀이를 만들어 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놀이의 의미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놀이의 범주에는 무엇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고, 어떤 조건에서 진정한 의미의 ‘놀이’가 성립하는지 탐구합니다. 또한 놀이가 본래의 의미를 잃고 다른 것으로 변질되는 사례까지 살펴보며, 놀이의 본질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러한 이론적 이해를 바탕으로 참여자들은 경쟁, 우연, 가면, 현기증이라는 네 가지 놀이의 범주에 맞춰 직접 놀이를 구성합니다. 간단한 재료로 참여를 위한 오브제를 만들고, 참여 규칙을 설계한 뒤 서로의 놀이를 관객의 입장에서 경험하며 그 안에 담긴 예술적 의미와 창작의 가능성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아직 초반 단계이지만, ‘놀이’가 단순하고 즉각적인 감각적 행위를 넘어 예술 창작의 원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평소 자신의 작업이나 일상적 행위 속에서도 놀이적 태도, 혹은 놀이가 변질되는 순간을 떠올리며 이를 창작과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로 삼던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트×테크 창작랩>과 뉴아트 클럽을 통해 기대하는 점
놀이 이론은 예술가에게 창작의 원리와 표현 가능성을 확장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클럽 구성원 대부분이 현업 미술작가나 기획자 등 예술 관련 종사자인 만큼, ‘놀이’에 대한 탐구가 각자의 작업을 발전시키는 데서 나아가 삶을 보다 유연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결국 놀이는 창작을 위한 도구를 넘어, 예술과 삶의 태도를 다시 사유하게 하는 중요한 연구 주제로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