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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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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후의 콘서트> 진행자,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 | 평일 오후 3시, 음악은 여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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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아트센터가 올해 새롭게 선보인 <오후의 콘서트>는 매달 한 나라를 정해 그 나라의 음악과 문화, 삶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는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이다. 평일 오후 3시, 조금은 느슨하고 여유로운 시간에 펼쳐지는 이 무대에서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는 관객과 연주자 사이를 자연스럽게 잇는 안내자로 함께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애호가이자, 문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그가 전하는 <오후의 콘서트>의 매력을 들어 보았다. 

 

손세은 성남문화재단 홍보기획부 | 사진 최재우

 

 

올해 성남아트센터의 새로운 브랜드 공연 <오후의 콘서트>의 진행을 맡으셨어요. 연간 시리즈 공연의 진행자로 함께하시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그동안 서울, 수원, 인천 등 여러 공연장에서 단일 콘서트나 오페라 축제 등의 사회를 맡은 적은 있는데, 이렇게 연간 시리즈로 기획된 공연의 진행을 맡는 건 처음이에요.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워낙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음악을 통해 여러 나라의 문화를 만난다는 기획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함께하게 됐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매달 한 나라의 문화와 음악을 관객과 함께 여행하듯 만나는 공연인데요, 이 시리즈를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오후의 콘서트>는 연주와 해설, 음악과 문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연이에요. 매달 한 나라를 선정해 그 나라의 음악을 중심으로 역사와 예술, 삶을 풀어내는데요, 평일 오후 3시, 여유로운 시간대에 음악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느낀 <오후의 콘서트>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저도 음악을 좋아해서 공연을 많이 보러 다니고 진행도 종종 맡는데, 대체로 클래식이나 오페라 중심인 경우가 많았어요. <오후의 콘서트>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장르나 공연장에서 자주 만나기 어려운 음악까지 폭넓게 소개한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재즈 같은 음악을 알고는 있어도, 직접 재즈 카페를 찾거나 관련 무대를 일부러 찾아서 보지 않는 이상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그리고 보통은 어떤 연주자나 밴드의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지, 100분 동안 한 장르를 소개하고 그 음악을 깊이 있게 즐기는 무대는 드물어요. 그런 의미에서 <오후의 콘서트>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도, 그 장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사랑받을 수 있는 무대인 것 같아요. 하나의 공연 시리즈 안에서 다양한 음악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매달 새로운 나라의 음악을 소개하는 만큼 준비 과정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하시나요?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큰 즐거움이에요. 제가 잘 알고 좋아하는 장르도 있지만, 모르는 음악을 배워 나가는 재미도 있어요. 첫 공연에서 다룬 ‘한국 가곡’은 익숙한 멜로디와 함께 가곡의 역사와 특징 같은 새로운 정보를 알게 돼서 좋았고요, 4월에 공연한 ‘보헤미아 음악’의 경우 체코 작곡가들의 작품을 새롭게 소개할 수 있었어요. 5월 공연에서는 프랑스 샹송을 소개했는데, 저에게는 아주 친숙한 음악이라 반가웠죠.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바로 옆 나라이다 보니 이탈리아어로 번역된 샹송이나, 반대로 프랑스어로 번역된 이탈리아 노래가 많거든요. 두 나라에서 동시에 활동했던 뮤지션도 많고요. 매달 다른 음악을 만나면서 저 역시 한 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첫 공연 이후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공연에 녹아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평일 오후 공연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도 한몫했을까요?
맞아요. 사실 첫 공연 때에는 제가 외국인이고 전문 아나운서가 아니다 보니 발음이나 진행에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서 긴장도 많이 했고, 대본에 의지해 조금 딱딱하게 진행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관객분들이 음악을 편안하게 즐겨 주시고 무대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받아 주셔서 저도 점점 이 공연에 녹아들 수 있었어요.

솔직히 평일 오후에 하는 콘서트라 관객이 많이 오실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매회 객석이 꽉 차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성남에 음악을 좋아하는 관객들이 많다는 것도 새삼 느꼈고요. 주말이나 저녁 공연과는 다르게, 바쁜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 오후의 여유를 즐기는 편안함이 있어요. 그 분위기 덕분에 저도 관객분들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자연스럽게 호흡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이탈리아인으로서, 유럽과 아시아 문화권을 모두 경험해 온 입장에서 음악으로 그 나라의 역사나 정서, 삶의 방식을 만난다는 것이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시나요?
음악은 누구나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문화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음식과 음악만큼 직관적이고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게 있을까요? 물론 미술, 문학 등 모든 예술에는 저마다의 깊이가 있지만, 음악은 특별한 배경 지식이 없어도 듣는 순간 바로 마음에 닿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외국 음악은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알고 들으면 훨씬 더 깊이 느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포르투갈의 전통 장르인 파두(fado)를 아무 정보 없이 들으면 그저 슬프고 애절한 음악처럼 느껴지겠지만, 포르투갈과 브라질 문화권에 있는 ‘사우다데(saudade)’라는 정서를 알고 들으면 완전히 다르게 다가옵니다. 사우다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 사라진 시간에 대한 애틋함을 의미하는데,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 문화권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에요. 판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인에게는 생소한 음악이지만 한국의 ‘한(恨)’의 정서를 알고 들으면 그 매력을 훨씬 깊이 이해할 수 있죠. 

<오후의 콘서트>가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을 콘셉트로 하지만, 사실 여기에 음악만 들어가지는 않아요. 앞서 얘기한 대로 음악과 예술, 문화가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관객들이 어떤 부분에 집중해 공연을 즐기면 좋을까요?
잘 모르는 장르라고 해서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공연장에 오셔서 설명도 듣고 연주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음악에 조금 더 가까워지실 거예요. 잘 아는 음악이라면 더 깊이 듣고, 낯선 음악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발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후의 콘서트>의 진행자로서 관객과 무대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이 공연에서 약간 ‘깍두기’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좋은 연주자들이 무대에 서시니까, 제가 앞에 나서기보다는 옆에서 연주자들이 더 돋보일 수 있게 도와드리는 역할이죠. 음악을 듣다가 쉬어 가는 시간에 필요한 정보를 전해 드리고, 관객들이 궁금해하실 만한 질문을 대신 던지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전문 아나운서도 아니고 외국인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일부러 ‘제가 잘 몰라서 여쭤 보는데요’라는 마음으로 질문하려고 해요. 관객의 눈높이에서 궁금한 것을 함께 물어보고, 음악과 연주자를 자연스럽게 이어 주는 진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평소에 음악을 자주 들으신다고요. 좋아하는 장르나 아티스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좋아하는 음악을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지만, 우선 재즈를 정말 좋아해요.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와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을 특히 좋아하고, 월드뮤직 중에서는 아프리카 음악인 펠라 쿠티(Fela Kuti)의 음악을 자주 듣습니다. 요즘에는 펑카델릭(Funkadelic) 에도 꽂혀 있고요.

한국 음악도 많이 듣습니다. 들국화, 산울림, 한대수, 정태춘 같은 1970~80년대 음악부터 언니네이발관, 장기하와 얼굴들이나 어어부 프로젝트의 실험적인 음악까지 두루 찾아 듣는 편입니다. 최근에는 글렌체크, 팎, 파란노을 같은 젊은 밴드 음악, 그리고 전통음악을 새롭게 해석하는 악단광칠까지 폭넓게 즐기고 있고요. 조용필, 이미자 선생님도 빼놓을 수 없죠. 말하다 보니 너무 많아지는데, 그만큼 음악을 좋아해서 오히려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에요.

 

마지막으로 <오후의 콘서트>를 찾을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저 역시 공연을 자주 보러 다니는 사람으로서, 음악은 현장에서 들을 때 가장 생생하게 다가온다고 생각해요. 가능하면 꼭 공연장에서 직접 들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오후의 콘서트>는 매달 주제가 달라서 여러 음악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어요. ‘이 음악은 정말 좋다’ ‘이 음악은 나랑은 좀 안 맞네’ 하면서 자기 취향을 찾아 갈 수 있어요. 또 편안한 분위기에서 음악뿐 아니라 그 음악이 태어난 문화 이야기까지 함께 나눌 수 있고요. 음악을 잘 아시는 분들도 새로운 것을 발견하실 수 있고, 처음 오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꼭 공연장에 오셔서 함께 느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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